[새영화]신승수 감독 '할렐루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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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아래층 여자, 위층 남자' '가슴 달린 남자' 등의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어 온 신승수 감독의 신작 '할렐루야' 는 목사를 사칭한 3류 건달의 사기극을 다룬 코미디다.

교회를 무대로 했다니까 사회풍자 코미디를 기대할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영화는 뜻밖에 선교영화같은 결말을 끌어낸다.

영화는 풍자보다는 코미디 연기로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박중훈의 스타성에 의존하고 있다.

박중훈이 맡은 주인공 양덕건은 전과 3범의 건달사기꾼. 어느날 우연히 뺑소니차에 치인 목사를 병원으로 옮기다가 개척교회 부흥자금 1억을 희사하겠으니 찾아오라는 편지를 발견하고 목사를 사칭하게 된다.

친구 동팔 (이경영) 의 부추김으로 가짜 기적을 일으키는 등 가짜목사 행세를 하던 그는 결국 1억원을 손에 넣지만 스스로 교회에 찾아와 "교회에서 사기를 하니까 생전 처음 죄책감을 느꼈다" 며 참회한다.

개과천선의 변화가 주님의 은총 덕이라는 비약으로 한번 흔들린 드라마는 양덕건이 또다시 뺑소니차에 치인 스님을 구출하면서 역시 비슷한 '큰 건' 앞에서 음흉한 미소를 짓는 마지막 장면을 덧붙임으로써 또한번 비틀린다.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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