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대 기업 올 투자 8년 만에 처음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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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600대 기업의 올해 투자 규모는 86조760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5% 줄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01년 이후 8년 만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가 투자 감소로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1차 비상경제대책반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09년 600대 기업 투자 계획’을 밝혔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액이 46조422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0.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업은 각각 42.5%, 40.9%, 26.5%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 업종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중 투자를 많이 해 올해는 줄인다는 방침이다. 반면 철강과 정유 투자는 설비 고도화 등으로 올해 각각 42.6%, 26.4%씩 증가할 전망이다.

비제조업은 전력·가스 등의 투자 호조에 힘입어 40조337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9.5% 증가할 전망이다. 건설업이 18.1% 감소하는 반면 전력·가스·수도업은 27.0%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들은 올해 투자 결정을 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세계경기 회복 여부(36.8%)를 꼽았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금융시장의 조속한 안정(33%)과 정부의 과감한 경기 부양 정책(32.5%)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기업 임원들은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회사채 매입 확대▶회사채 발행 요건 완화▶수출입 금융 활성화를 위한 지원▶소비활성화 정책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날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노대래 차관보, 박광식 현대자동차 이사, 김완표 삼성전자 상무, 차동석 LG 상무 등 21명이 참석했다. 비상경제대책반은 지난달 전경련 회장단 결의로 만들어졌다. 이승철 전경련 전무가 반장으로 이날 첫 회의를 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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