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0승 달성 박찬호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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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10승 달성 박찬호 선수와의 인터뷰 내용

- 리글리 필드와는 인연이 많은 것같다.

10승을 거둔 소감은.

"시카고에 오기만 하면 왠지 기분이 좋다. 마음이 편하다. 편하게 던진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다. "

- 1회말에 위기를 맞았는데 어떻게 극복했나. "1회초 타자들이 2득점을 해줘 그리 어렵지 않았다.

1점만 주면 된다는 편한 생각으로 던졌더니 결과가 좋았다. 2사 만루에서 투스트라이크를 잡은후 몸맞는 공으로 1점을 줬다. 안줄 수도 있는 점수였는데…. 낮게 떨어지는 커브를 던지면 삼진을 잡을 자신이 있었으나 포수 지시대로 던졌다. 후회는 없다.

오히려 2회부터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됐다. "

- 2회 2사후 안타를 맞은뒤 연속 19명의 타자를 범타로 처리했는데 경기를 쉽게 풀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내가 19명을 연속으로 잡았나? 타자 한명씩에 정신을 집중하느라 모르고 있었다.

오늘은 직구가 좋았다. 상대타자들이 치지 못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더 자신이 붙어 과감히 던졌다.

포수 피아자도 계속 정면승부를 요구했다.

동료 타자들이 득점을 해준데다 피아자의 리드를 따라가다 보니 쉽게 경기를 풀 수 있었다. "

- 9회 첫타자에게 볼넷을 내준뒤 강판될 때 아쉽지 않았나.

"무척 아쉬웠다. 그러나 점점 오래 던지고 있다.

오늘 처음으로 9회 마운드에 올랐다.

완투도 멀지 않았다. 언젠가는 노히트 노런도 하고 싶다. "

- 감독에게 더 던지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나. "감독의 지시에 따를 뿐이다.

2~3년 후라면 모를까, 아직 내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보며 감독도 내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

- 평소 커브스의 홈런타자 새미 소사보다 좌타자 마크 그레이스를 두려워했는데 이제는 두렵지 않나. "모든 타자에겐 장단점이 있다.

그레이스는 안타를 잘 치지만 홈런은 잘 못친다.

안타 정도는 주겠다는 생각으로 정면승부를 했더니 결과가 좋았다. 그레이스도 더이상 무섭지 않다. " - 1회말 1사 2, 3루에서 그레이스를 일부러 볼넷으로 내보냈나.

"피아자는 승부하길 원했지만 내가 일부러 내보냈다. 만루작전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 시카고 = 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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