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 사면 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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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소문만 무성하던 전두환 (全斗煥).노태우 (盧泰愚)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문제가 서서히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31일의 신한국당 고위당직자 회의에선 이 문제가 공식 거론됐다.

정형근 (鄭亨根) 정세분석실장은 "국민회의 김대중 (金大中) 총재쪽에서 먼저 全.盧 두대통령 사면문제를 제기하고 나올것 같다" 고 이회창 (李會昌) 대표에게 보고했다.

鄭실장은 "金총재 본인이 먼저 사면을 거론하지는 않는 대신 5.18 피해자및 관련자들이 나서서 사면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고 관측했다.

鄭실장은 "현재 金총재쪽에서 은연중에 그걸 종용하는 것 같다" 고 덧붙였다.

그는 또 "여당이 대선전에 전직 대통령들의 사면카드를 이용할것 같으니까 야당이 선수를 치려고 하고 있고 그런 움직임이 감지된다" 고 말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5.18의 피해 당사자들이 全.盧씨의 사면을 요구하고 나선다면 명분은 있다.

그러면 국민회의 金총재가 화답하는 형식으로 사면을 요구할 것이라는게 신한국당 분석이다.

이런 예측이 얼마나 정확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럴듯한 시나리오인 것만은 분명하다.

또 여야를 가릴것 없이 연말의 대선 이전에 全.盧 두 대통령을 사면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된 셈이다.

아직까지 이번 대선에 영남권을 대표할 후보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때 신한국당 李대표나 야당의 두 金총재나 사면을 앞세워 영남권에 구애 (求愛)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을게 뻔하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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