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불법거래 성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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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서울에 이어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도 정상적인 경매를 거치지 않는 불법거래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는 30일 올들어 경매절차없이 농산물을 불법유통시킨 중도매인 1백16명등 모두 1백38건을 적발해 이가운데 중도매인 25명을 경찰에 고발하고 62명은 경고, 48명은 업무정지 명령을 내렸다.

또 야간에 몰래 농산물을 들여와 정상경매를 거치지 않고 유통시키는 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 지난달부터 야간경매를 없애고 주간에만 경매를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수집상.도소매상인들이 중도매인들이 폭리를 취하지 못하도록 정상경매를 요구하고 반발하고 나서는등 진통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얼마전에는 수집상 모임인 유통인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정상경매를 요구하며 출하를 거부하고 집단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 유형 = 중도매인들은 경매절차를 거치지 않고 농수산물도매시장 주변에서 농민들과 수집상들로부터 직접 농산물을 구입하고 있다.

또 중도매인들에겐 금지돼 있는 밭떼기 형식의 농산물 구입도 빈번하게 행해지고 있다.

이들은 이처럼 수집상등으로부터 농산물을 직거래하고는 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경매가 성사된 것처럼 기록을 남기는 기록경매라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특히 많은 중도매인들이 상장법인의 주주를 겸하고 있어 중도매인과 법인이 결탁돼 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 파장 = 중도매인들은 정상경매를 거치지 않음으로써 경매할 때 상장법인에 납부하도록 돼 있는 7%의 수수료와 과세를 피하는등 부당이득을 챙기고 있다.

또 이들의 불법거래는 매점매석의 우려가 있어 도소매가격의 상승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많은 수집상들이 중도매인들과 결탁해 농산물을 구입해 와 경매에 부치거나 중도매인들이 생산현지에서 직접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물증을 확보하기 힘들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 말했다.

대구 =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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