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특별구 고위관리들,서민 접촉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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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홍콩특별행정구 고위관리들의 서민 접촉이 홍콩반환 이후 부쩍 잦아지고 있다.

딱딱한 인상을 주는 '사회주의 중국' 의 이미지를 중화 (中和) 시키기 위해서는 '이웃집 아저씨.아줌마 같은 편안한 통치자' 라는 이미지를 구민 (區民) 들에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3일 둥젠화 행정장관은 체크무늬 셔츠의 편한 차림으로 민정시찰에 나섰다.

먼저 사오치완의 야오둥 (耀東) 청소년센터를 방문한 그는 소년들과 탁구를 친뒤 꼬마기자들의 취재에 진지한 자세로 응했다.

董장관은 이어 완차이의 한 양로원을 방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노인들이 홍콩의 발전을 위해 끼친 공을 찬양하면서 홍콩의 노인들은 꼭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인들은 '효 (孝)' 자가 수놓인 방석을 董에게 선사하며 감격하는등 그의 민정시찰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콩 언론들이 1면등 주요면에 그의 민정시찰 모습을 크게 다뤘음은 물론이다.

같은 날 임시입법회의 의장 리타 판 (范徐麗泰) 여사가 병상에 누워 헌혈하고 있는 모습이 홍콩 언론 사회면에 큼직하게 실렸다.

홍콩의 민주파 인사들로부터 홍콩의 '장칭 (江靑)' 이라는 험한 욕까지 먹고 있는 판여사로서는 오랜만에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이는데 성공했다는 것이 중평이다.

천안문 (天安門) 사태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한 홍콩주둔군의 노력도 각별하다.

군인들은 홍콩인들과 스스럼없이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고 일반인들을 병영으로 초청하기도 한다.

특히 국경일엔 병영내에서 홍콩주민들을 상대로 한바탕 축제도 벌일 예정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사상 처음으로 대변인 제도를 만든 것도 그만큼 이미지 쇄신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홍콩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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