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문제 많다 …大選후보 검증 보다 해명기회만 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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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규모 군중집회 지양, 선거비용 절감, 정확한 후보 검증등 대통령선거운동의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돼 이미 시작된 대선후보 초청 TV토론이 유권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채 수박 겉핥기식 내지 후보의 주장이나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유세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공선협과 참여연대등 사회단체들은 29일 "두차례 있은 TV토론이 백화점식.나열식의 평범한 질문과 답변으로 일관했다" 고 비판하고 "앞으로 남은 30회 이상의 여야 후보 출연 TV토론은 후보의 국정운영능력과 정책비전을 심도있게 검증할 수 있게 토론방식을 바꿔야 한다" 고 강조했다.

정치권 관계자들도 28일과 29일 밤 전국에 생중계된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김종필 (金鍾泌) 자민련 후보의 토론에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쟁점 현안들에 대한 문답이 빠진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시청자들도 PC통신과 언론사에 대한 전화를 통해 보충질의의 기회가 차단되고 일방적 답변으로 일관된 점등을 꼬집었다.

사회단체 관계자들은 "현재의 토론내용.수준으로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를 부추기기만 할 것" 이라며 "이런 현상이 방치되면 TV토론 무용론이 제기될 수도 있다" 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와관련, 선거전문가.사회단체 관계자들은 패널리스트.후보간의 단발성 문답이 아니라 사회자의 조정아래 후보들간에 논전을 벌이고 쟁점에 대한 공격과 방어가 이뤄지는 후보대 후보 토론방식의 도입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한번의 토론으로 모든 문제를 다 짚어보겠다는 과욕을 버리고▶각 방송사들이 몇가지 정책쟁점을 분담해 진행하고▶토론회를 통해 인물의 됨됨이와 정책적 차별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집중적.구체적 질문을 마련해야 하며▶전문적 식견과 현장감각을 갖춘 사람들로 패널리스트를 구성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29일 신한국당 당직자회의에서조차 "李대표의 토론에서 긴장감이 떨어졌고 李대표의 아들 병역문제를 납득시키기에 미흡했다는 여론동향이 있다" 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이윤성 (李允盛) 대변인이 전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원체 민감한 사안이어서 공정성에 최우선을 두다보니 진행에 다소 경직된 측면이 없지않다" 면서 "공정성을 위해 이번 세차례 토론은 기왕의 진행방식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과를 검토, 개선방안을 강구할것" 이라고 덧붙였다.

김교준.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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