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기업의 대규모 차입투자에 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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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부도유예협약이 만들어진후 처음으로 금융기관이 기업의 대규모 차입투자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서울.외환은행등은 최근 반도체 사업 진출을 위해 자금지원을 요청해온 동부그룹에 대해 차입 비중이 너무 커 위험이 높다며 난색을 표시하고 사업을 추진하려면 총 투자금액의 3분의1 이상을 자체 자금으로 투자하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서열 (총자산기준) 22위인 동부그룹은 자체자금 3천억원을 투자하고 은행.종합금융.리스등 금융기관에서 1조6천억원을 빌려 반도체사업에 투자하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이에 대해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은 동부그룹의 실무자로부터 반도체 사업계획서를 받았지만 사업성격상 다수 은행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소극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산업은행도 동부그룹 규모에 비해 투자규모가 너무 크고 자기자본 비율이 지나치게 적다며 완곡한 거절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도 여신 제공을 하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한편 동부그룹은 미국의 IBM사와 공동출자, 제품개발및 판매제휴를 통해 64메가및 2백56메가D램 생산에 주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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