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그룹 부도 모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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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 27일로 부도유예협약 적용이 끝난 진로그룹이 29일 부도 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모면했다.

㈜진로는 지난 28일 조흥은행 서초지점등 3개 은행에 교환이 돌아온 87억1천2백만원 규모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부도를 내고 부도 위기에 몰렸다.

이날 교환에 돌아온 어음은 부도유예협약 가입기관이 아닌 동화리스가 돌린 것으로 진로측에서 29일 은행영업 마감시간까지 결제하지 못하면 최종 부도 처리되고 진로의 당좌거래가 중지되는 것. 이에 따라 업계 주변에선 진로그룹이 부도유예협약 적용기간이 끝나자마자 부도로 쓰러지는 것이 아닌지 관심이 집중됐으나 동화리스가 이날 오후 진로어음을 내년 2월까지 연장해주기로 결정, 진로그룹은 부도사태를 모면하게 됐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동화리스는 ㈜진로의 경영권포기각서 제출 거부로 주거래은행이 자금지원을 하지 않은 마당에 어음만기를 더이상 연장해줄 수 없다고 나온데다 재정경제원 조차 진로가 어음을 막지 못한다면 부도처리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었다.

또 증권거래소는 ㈜진로가 1차 부도를 냄에 따라 진로 주권의 매매거래를 중단시키기까지 했다.

이런 가운데 진로그룹측은 동화리스가 돌린 어음을 결제해준다면 다른 금융기관들도 잇따라 채권회수에 나설 것을 우려, 결제를 미루면서 끈질지게 동화리스측에 협조를 요청해 양보를 얻어냄으로써 부도사태를 모면하게 된 것. 이날 진로어음을 연장해준 동화리스측은 "동화리스도 자금사정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외환.증시.채권등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어려움을 감내하기로 결정했다" 고 밝혔다.

부도 위기를 겨우 모면한 진로그룹은 부동산 매각등으로 자구자금이 마련되는대로 이번에 문제가 된 제3금융권 채무 2천5백억원을 우선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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