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경기시간 결정 좀더 융통성있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프로야구의 경기시간을 짜는 일이 닭과 달걀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일처럼 어려운 일일까. 닭은 경기일정을 소화하기 위한 안배고 달걀은 관중을 한 사람이라도 더 불러들일 수 있는 시간이다.

둘 모두를 가질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하나만 택해야 할 경우 그 결정은 어려워진다.

현재 프로야구 경기시작 시간은 네가지다.

오후2시.3시.6시.6시30분. 이 가운데 오후3시는 평일 더블헤더일 경우고 오후6시는 중계방송이 있는 평일일 경우다.

경기일정을 소화하는데 문제가 되는 날은 이동일. 바로 목요일과 일요일이다.

장거리 이동을 앞둔 팀들에 야간경기가 버거운 날이다.

특히 금요일이 공휴일이라 낮경기라도 있는 날이면 장거리 이동팀은 일정상의 불리함을 감수해야 한다.

관중을 불러들이는데 문제가 되는 날은 토요일. 지난달 28일 잠실 LG - 해태전이 그 예다.

1, 2위 맞대결의 라이벌 카드였지만 1만7천3백77명이 입장했을 뿐이다.

이튿날 일요일에는 3만5백명의 만원관중이 몰려 토요일 경기시간의 아쉬움을 반영했다.

닭과 달걀을 모두 갖기 위한 노력은 경기시간의 변화를 주는데서 시작할 수 있다.

평일은 왜 오후6시30분이고 공휴일.토요일은 왜 오후2시인가.

화.수.목 경기와 토.일요일은 왜 같은 시간에 시작해야 하나. 또 경기가 벌어지는 네 구장이 모두 같은 시간에 시작해야 한다는 법은 어디 있나. 한국야구위원회 (KBO) 는 지금부터라도 내년 경기일정을 미리 짜고 닭과 달걀을 최대한 챙기려는 시도를 해봄 직하다.

<이태일 체육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