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 양준혁, 올 타격 3관왕 무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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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올해가 가장 좋은 기회임에는 틀림없어요. " 양준혁 (28.삼성.사진) 의 지칠줄 모르는 힘. 가능성과 그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꿈의 타율' 이라는 4할 얘기가 아니다.

프로야구 15년 동안 한번밖에 없었던 타격3관왕 얘기다.

양은 24일 현재 타율 (0.389).타점 (58타점)에서 각각 1위를 달리고 있고 나머지 한 부문인 홈런에서 이종범 (해태.19개)에게 2개 뒤진 17개로 2위에 올라있다.

타율은 지금의 페이스로 볼때 심각한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 한 1위가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4할에 대한 부담을 떨쳐버릴 경우 그 도전여부가 관심거리. 타점.홈런은 맥을 같이하는 기록이다.

홈런 경쟁자 이종범은 타점을 만드는데 불리한 1번타자여서 타점에 대한 부담은 별로 없다.

최근 삼성 1번 최익성 (25) 의 페이스가 좋아져 타점을 만들어내는데 유리해졌다.

타점은 자신의 앞 타순인 팀 동료 이승엽 (54타점.2위) 이 경쟁자. 양이 3관왕을 의식한다면 막판 홈런에만 전념하면 된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타격 3관왕은 지난 84년 이만수 (삼성)가 기록한 것이 유일하다.

이만수는 홈런.타점에선 여유있는 1위를 차지했지만 타율에서 홍문종 (당시 롯데) 과 피말리는 접전을 벌였다.

당시 삼성 김영덕감독은 롯데와의 3연전에서 홍을 9연타석 고의볼넷으로 출루시키며 타율을 0.339에 고정시켰고 이는 벤치에 앉아 0.340의 타율을 지켜 1리차로 1위에 올랐다.

국내 최초의 타격 3관왕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타격의 정확도와 파워.찬스에 강한 해결사 기질등 타자의 모든 능력에서 정상인 타격 3관왕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지난 67년 칼 야스츠르젬스키 (당시 보스턴 레드삭스)가 기록한 뒤 30년째 나오지 않고 있는 '타자들의 꿈' 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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