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예산 재선거 승리 화제속 박태준 부상에 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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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5일 오전 신한국당 당직자회의에서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이번 예산 (禮山) 재선거의 승리를 자만보다 겸손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는 '표정관리론' 까지 나왔다는 것. 이윤성 (李允盛) 대변인은 "李대표의 충청권 지지기반을 확인했고 대선의 승기를 잡을 수 있는 토대가 됐다" 고 회의결과를 집약했다.

충북출신 신경식 (辛卿植) 정무1장관은 "벌써부터 충남북 지방자치 단체장들과 시.도의원들의 동요가 큰 것으로 감지된다" 고 李대표에게 보고할 정도였다.

당사 곳곳에서도 李대표의 대선후보 등장 사흘만에 충청권의 오랜 JP콤플렉스를 가시게 해준 '예산대첩 (禮山大捷)' 이 종일 화제에 올랐다.

한 고위당직자는 "의석수는 한석 늘었지만 자민련이 입은 심리적 타격과 DJP공조의 차질등을 감안하면 수십석에 맞먹을 쾌거" 라고 흐뭇해 했다.

박관용 (朴寬用) 사무총장은 "예산 재선거는 李대표 대 김종필총재의 대결로 의미가 부여됐다" 며 "우리의 승리로 자민련의 존폐문제는 물론 3당구도의 재편가능성까지 있을 것" 이라고 정색했다.

경선과정에서의 금품살포설.괴문서 파문으로 우려됐던 당의 이미지 추락이 기우 (杞憂) 로 끝난 것도 또다른 소득으로 받아 들여지는 분위기다.

반면 새로운 고민거리도 생겨났다.

박태준 (朴泰俊) 씨의 정계복귀에 맞물려 이수성 (李壽成) 고문의 DJ.JP 면담등 일부 탈락주자들의 행보가 주목받는 때문. 박종웅 (朴鍾雄) 기조위원장은 그래서 "김대중총재가 후보단일화와 영남권 공략에 주력하고, 박태준.박철언씨와의 물밑접촉도 가속화할 것" 이라는 여론동향을 당직자회의에 보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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