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재선거 현장 …조종석 후보 밀리자 자민련 허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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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선 전초전 양상을 보인 충남 예산 재선거에서는 개표 초반부터 신한국당 오장섭후보가 자민련 조종석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서갔고 점차 표차가 커졌다.

개표소에 몰려든 吳후보측 지지자들은 중간결과가 나올 때마다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고 대세가 기운 것을 확인한 趙후보측은 "이회창바람은 어쩔 수 없었다" 며 침통해 했다.

절반정도 진행된 오후11시 두 후보의 표차가 3천4백표로 드러나자 吳후보측은 "4.11총선때 졌던 곳에서도 이겼다" 며 미리 승리의 기쁨에 취했다.

지난 15일 신한국당에 입당해 吳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운 장기욱 (張基旭) 전민주당의원은 "1천4백여년만에 부여시대가 도래했다" 며 흥분. 2백여명의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승리를 자축하던 吳후보와 부인 인계선 (印桂善.48) 씨는 "김종필.김대중, 야당의 두 거목이 30년간 쌓아온 두터운 벽을 넘어 우리 모두가 승리했다" 고 당선소감을 피력. 김한곤 (金漢坤) 도지부 사무처장은 "예산은 吳의원뿐만 아니라 대통령을 탄생시킬 지역" 이라고 기염. 吳후보는 투표종료후 실시된 방송사의 출구 여론조사결과 6대4로 앞선 소식을 전해들은 오후8시30분 이회창 (李會昌) 대표의 축하전화를 받았다.

반면 자민련 趙후보측은 방송사 출구여론조사 결과 吳후보에게 뒤진 것으로 발표되자 "뭔가 잘못됐다" 며 "지난 4.11총선때도 방송사 출구조사가 오보로 판명됐다" 며 약간의 기대감을 표시했으나 표차가 점점 벌어지자 할말을 잊은 표정. 표차가 커지자 아직 개표가 진행중인데도 선거사무실에는 청년당원들과 지구당 직원들만 남아 썰렁해졌고 趙후보는 연락조차 두절. 이날 투표율이 68.5%로 집계되자 당초 50%대의 투표율을 예상했던 선관위 직원들은 "재선거 투표율치고는 이례적" 이라며 놀라는 모습. 이에 대해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예산 재선거가 신한국당 이회창대표와 자민련 김종필 (金鍾泌) 총재간의 12월 대선을 앞둔 전초전이라는 정치적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 풀이. 예산 = 박승희.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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