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당국자회의서 '참석 자격없는 당직자 의자치워 비난' 해프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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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회창 (李會昌) 대통령후보가 선출된뒤 신한국당내에 '신 (新) 세력' 을 둘러싼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24일 국회 대표위원실에서 열린 당직자회의에서 좋지 않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하순봉 (河舜鳳) 의원이 회의시각에 미처 참석못한 정형근 (鄭亨根) 정세분석위원장의 자리를 아예 들어내버린 것이 발단이었다.

10여분 늦게 나타난 鄭위원장은 원탁에 의자가 없자 굳은 얼굴로 퇴장했다.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간 鄭위원장은 자리를 치우라고 지시한 河의원에게 전화로 거세게 항의했다.

鄭위원장은 "줄서기를 안했다고 그러는 거냐" 는 뜻을 폭발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안기부1차장출신인 鄭위원장은 원래 지난해 연말 李후보 핵심진영에 합류했다가 이회창대표를 경계하는 여권핵심부로부터 경고를 받았고 그뒤 캠프에 나타나지 않아 李후보측 의원들로부터 미묘한 시선을 받고 있었다.

문제는 河의원이 무슨 자격으로 당직자회의에 참석, 당직자의 자리까지 치우게 했는가 하는 점. 河의원은 전에 李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내다 7월1일 李대표가 사퇴할 때 같이 물러났다.

그는 재발령을 받지 않은 상태. 그런데도 그가 23일에 이어 이틀째 회의에 참석했다.

李대표측은 오후 뒤늦게 "河의원이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고 발표했지만 석연치않다는 분위기는 당내에 여전.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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