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사 뭉칫돈 대거 이동…후발은행 단기 高금리 상품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예금을 수시로 넣고 뺄수 있으면서도 높은 금리를 주는 은행권의 '단기고금리' 상품으로 뭉칫 돈이 몰려들고 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후발은행을 중심으로 시판되기 시작한 장기신용은행의 '맞춤자유예금' 등 7개 상품에 총 4천7백79억원의 돈이 유입되는등 이달말까지1조원이상의 자금이 옮겨갈 전망이다.

이처럼 은행권의 단기 고금리 상품이 선풍적 인기를 끌자 어음관리구좌 (CMA) 등 이와 비슷한 상품을 취급하는 종합금융회사는 비상이 걸렸다.

N종금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종금사 경영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얼마나 몰렸나 = 22일 기준으로 가장 많은 실적을 올린 상품은 한미은행의 '스코어플러스' 로 8천5백73계좌에 1천7백78억원이 들어왔다.

하루 평균 수신고로 따지면 하나은행의 '하나수퍼플러스' 의 호응이 단연 돋보인다.

시판된지 이틀만에 무려 1천5백2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하루 평균7백50억원이 들어온 셈이다.

이밖에 장기신용은행의 '맞춤자유예금' 이 4백17억원, 동화은행 '다다익선저축' 이 8백20억원, 보람은행 '하루빅뱅' 8백8억원, 평화은행 '평화뱅크탑' 이 2백62억원의 실적을 각각 올렸다.

◇금리는 어디가 유리한가 = 대부분 금액이 클수록 높은 금리를 보장해 주고 있다.

<표참조> 1개월 이상 예치할 경우 1천만~1억원사이는 하나은행의 '하나수퍼플러스' 가 다른상품보다 0.5~1% 포인트 정도 유리하다.

1억원 이상은 동남은행의 '매일재테크' 가 10.5%로 높은 편이며, 동화은행의 '다다익선저축' 도 10.3%의 금리를 지급한다.

◇문제는 없나 = 예금은 많이 끌어들이겠지만 높은 금리는 결국 은행들의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또 종금사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후발은행 관계자들은 예금액의 80%이상이 신규 유입이며, 이중 대부분이 종합금융회사의 어음관리구좌 (CMA) 등과 투자신탁회사의 상품에서 빠져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박장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