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첫 상업전화 어떻게 개설되나 …위성통한 일본 우회 회선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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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KEDO) 와 북한이 내달 경수로 건설에 착수하게 됨에 따라 함경남도 신포와 남한을 잇는 상업전화의 통신방식및 운용범위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남북한 적십자사끼리의 직통전화등 특수목적의 통신망은 있었지만 이처럼 남북한을 연결하는 상용통신망이 구성되기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KEDO의 스테판 보스워드 사무총장과 허종 (許鐘) 북한 순회대사는 최근 부지공사 착수 즉시 한국전력과 공사현장간에 전용회선을 설치하고 14개월 후 또는 부지공사 완료시점부터 일반 직통전화를 개설키로 합의했다.

현재의 남북한 통신 인프라 여건상 한반도를 관통하는 직접 통신망구성은 어렵다.

따라서 전용회선과 일반전화 모두 제3국을 우회한 통신망을 쓸 수밖에 없다.

제3국은 일본이 될 가능성이 높아 북한→일본→한국, 한국→일본→북한의 통신망을 구성하게 된다.

북한과 일본간의 통신은 위성통신을 이용하게 된다.

양 국간에는 해저광케이블이 연결돼 있지 않기 때문에 위성통신이 유일한 방법이다.

때문에 신포에서 위성지국국이 있는 평양까지는 일반 전화선이 이어지며 이후 평양에서 일본까지는 위성통신으로 전화가 연결된다.

그리고 일본과 한국 구간은 바다밑에 깔려있는 광케이블을 이용하게 된다.

일본의 어느 위성지구국을 이용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전용회선을 설치할 때 북한쪽 구역에 대해서는 북한 체신부에 요금을 내야하며 한국쪽 구간에 대해서는 한국통신에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일반전화의 통화요금은 국제전화 통화요금방식을 적용한다.

발신측에서 수신측으로 요금을 주는 방식이다.

일정기간동안의 통화량을 비교, 발신이 많은 쪽에서 적은 쪽으로 그 차이 만큼 요금을 주게돼있어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측 통신사업자가 북한의 통신사업자에게 요금을 주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생기게된다.

일반전화가 놓여지면 한국의 어느 지역에서도 북한 신포의 공사현장으로 전화를 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번 경수로건설 통신사업자로 선정된 한국통신은 "구체적인 회선구성과 요금등 세부적인 사항은 남북간 실무자협상을 거쳐 이달말 확정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김종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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