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선도단체 신분증 수배자 58명에 판매 지역회장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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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청소년 선도단체인 BBS (의형제자매 맺기운동) 서울서부지구 회장 徐모 (56) 씨는 95년 1월5일 사기사건으로 수배된 趙모 (50) 씨에게 BBS 신분증을 30만원에 판매했다.

趙씨는 경찰의 검문검색을 피하기 위해 주민등록증을 대신할 증명서가 필요했는데 경찰의 협조아래 청소년 선도활동을 벌이는 BBS 신분증을 徐씨가 판매한다는 말을 듣고 신분증을 구입한 것이다.

BBS 신분증엔 '한국BBS중앙연맹' '경찰청' 등의 글자가 쓰여 있는데다 덤으로 주는 차량스티커엔 경찰마크까지 새겨져 있어 수배망을 피하기에 안성맞춤이었고 趙씨는 아직까지 검거되지 않았다.

徐씨는 이같은 수법으로 93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58명의 수배자에게 20만~30만원씩 받고 BBS 신분증을 판매했다.

徐씨는 또 94년11월 경찰청장이 주는 감사장을 상패 제작업자에게 부탁, 수상자를 바꿔치기 하는 수법으로 감사패를 위조한 뒤 朴모 (41.전과10범) 씨에게 30만원에 판매했다.

徐씨는 이밖에 서울지방경찰청장및 경찰서장 명의의 감사장을 전과자 12명에게 위조해주고 3백만원을 받기도 했다.

92년부터 BBS 서울서부지구 회장을 맡아온 徐씨가 전과자들이 범죄 전력을 은폐하거나 사회적 신분 과시를 원하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청소년 지도활동을 할때 필요한 BBS 신분증이 수배자들의 도피 행각에 이용된 셈이다.

한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2일 徐씨를 범인도피 혐의등으로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지난해 2월 徐씨와 짜고 오락실 주인에게 "구청의 유기장 영업허가를 받아주겠다" 며 2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BBS 서울은평지구 회장 申모 (51) 씨를 수배했다.

경찰은 BBS 중앙연맹에 회원들중 전과자등을 일제정비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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