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선후보 토크쇼 표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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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18일에서 21일로 한차례 연기됐던 MBC '10시 임성훈입니다' 의 대선후보 토크쇼〈본지 15일 46면.21일 46면 참조〉가 8월초로 또다시 연기됐다.

이처럼 거듭된 연기는 시청자를 고려하지 않은 KBS.SBS의 무조건적 반대와 이에 대한 MBC의 소극적 대응 때문이어서 시청자들의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

MBC의 토크쇼 단독 실시를 놓고 대립을 보였던 방송 3사는 18일 보도책임자들이 만나 ▶토크쇼는 3사가 각각 1회씩 실시하며 ▶60분을 넘지 않는다는 점 등을 합의했다.

그러나 이를 놓고 토크쇼를 기획한 MBC교양제작국측은 "보도이사가 제작부문을 대표할 수 없다" 며 21일 실시를 강행하려 했다.

하지만 20일 자민련측이 "방송사간 잡음 없는 합의가 이뤄질 때 까지 출연할 수 없다" 고 통보, 21일 김종필총재의 출연은 일단 늦춰졌다.

15일 MBC의 대선후보 토크쇼 실시가 공식적으로 알려지자 KBS와 SBS는 "3사 공동으로 대선후보 초청 토론을 실시키로 이달 초 합의한 것에 위배된다" 며 '방송 불가' 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생활 이야기만을 다루는 토크쇼는 KBS와 SBS가 행동에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MBC 독자적으로 진행한 것인 만큼 단독 주최에 문제가 없다는 지적이 높았다.

하지만 MBC도 이달 초 3사 대표가 공동토론회 실시를 합의했을 때 이미 계획됐던 토크쇼 주최 사실을 밝히지 않은 데 따른 책임문제가 작용한 때문인지 KBS.SBS와 합의점 찾기에만 급급했다.

어쨌든 MBC는 "시청자를 제쳐놓고 곤란해진 자사의 입지에 따라서만 일을 처리했다" 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앞으로도 방송 3사가 대선후보 토크쇼 주최를 놓고 토론회처럼 과열 경쟁을 보인다면 MBC토크쇼는 8월초에서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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