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해태 이순철 주장으로 후배 이끌며 다독다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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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LG 노찬엽.해태 이건열.삼성 유중일.OB 이명수.쌍방울 김기태.현대 김경기.한화 강석천.롯데 이종운. 이들 8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보이지 않는 전력' 이라 할 수 있는 선수단의 주장 또는 상조회장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주장은 ▶노장과 신참을 연결하는 징검다리▶선수단 분위기가 흐트러졌을 때 인상을 쓰며 분위기를 잡는 '악역' ▶코치가 하지 못한 말을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중간간부 역할을 한다.

이들 가운데 해태 이건열만이 2군에 머물러 있어 대신 이순철이 주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순철에겐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다.

95년 해태 2군선수들은 머리를 길게 기르고 염색까지 하는게 유행이었다.

이를 본 당시 2군감독이 시정을 요구했지만 선수들은 잘 따르지 않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순철이 2군선수들에게 "머리를 단정하게 하라" 고 넌지시 말했다.

다음날 2군선수들은 머리를 빡빡 밀고 운동장에 나타났다고 한다.

주장을 맡으면서 야구인생에 꽃을 피운 선수도 있다.

한화 강석천이 대표적인 케이스. 올해 주장을 맡은 강은 21일 현재 3할3푼6리의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 4위에 올라 있다.

특히 89년 입단후 처음으로 16경기 연속안타 기록을 세우며 공격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공격 전부문 상위에 랭크된 쌍방울 김기태도 머리를 짧게 깎은 뒤 "지난해의 돌풍을 이어가자" 고 후배들을 다독거리며 돌격대장 역할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삼성 유중일과 LG 노찬엽, 그리고 최근 1루수에서 3루수로 과감히 변신한 현대 김경기도 결정적인 고비때마다 통쾌한 홈런을 터뜨리며 침체에 빠지려는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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