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가능성 보여준 축구발전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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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축구인들이 달라졌다.

적어도 '잘되면 내탓, 못되면 네탓' 을 따지던 예전의 모습은 아니다.

지난 18, 19일 이틀동안 워커힐호텔에서 1백여명의 축구 관계자들이 모여 논의한 '축구발전을 위한 세미나' 는 '가능성' 을 보여준 회의였다.

이전에 볼수 없었던 진지하고 열띤 토론도 그렇지만 "불평만 나열해서는 안된다.

확실한 대안을 마련하자" 고 입을 모은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가장 큰 변화는 '나부터 하자' 는 의식.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부가 해줘야" "협회가 해줘야" "돈이 없어서" 를 연발하던 축구인들이었다.

물론 이번 세미나에서 나온 1백여개의 개선안중에서도 많은 항목이 문체부.교육부.국방부등 정부가 해결해 줘야할 부분. 또 일부 축구인들은 최근 문체부 장관이 "2002년 월드컵을 굳이 전용구장에서 할 필요가 있느냐" 고 말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정부의 의지가 없는데 개선이 되겠느냐" 는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히 '우리가 스스로 해결할수 있는 부분은 우리 힘으로 하자' 는 움직임이 축구인들 사이에 움트고 있었다.

차범근 대표팀 감독은 "내가, 나부터 최선을 다하는게 축구 발전" 이라고 강변했고 정몽준 축구협회장도 "우리가 우리 할일부터 다하고 정부 관련단체에 협조를 구하는게 순서" 라고 강조했다.

"개선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장기적으로 해결하겠다' 는 식으로 빠져나가지 않겠다.

적극적으로 빠른 시일내 해결하겠다" 는 정회장의 말에서도 변화의 기미를 느낄수 있었다.

'지성이면 감천' .축구인들이 먼저 움직일때 결국은 정책 결정자들의 마음도 움직일수 있을 것이다.

손장환 기자,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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