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종 (朴燦鍾) 후보는 피맺힌 절규를 한뒤 경선무대에서 사라졌다.
19일 서울지역 합동연설회에서 朴후보는 우연히도 마지막 연설순서였다.
3천여명의 대의원중 이미 1천여명은 자리를 뜬 상태였다.
당초 예상은 이회창후보의 금품수수설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朴후보가 초라한 모습으로 떠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朴후보는 절절하게 연설했고 장내는 곧 숙연해졌다.
朴후보는 양김 (兩金) 단일화를 위해 삭발했던 것과 8년간 '풍찬노숙' 으로 세대교체를 위해 노력했던 것등을 열거했다.
그는 이어 신한국당 입당과정도 설명했다.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이 지난해 4.11총선을 앞두고 "도와달라" 고 간청했고 고민끝에 입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4.11총선 선거운동을 하던 대목에서 "홍준표 동지, 김문수 동지, 그때 내가 새벽 지하철에서 목소리 높여 도와달라고 하던 것 기억납니까. 강성재 선배, 오세응 형님, 제가 그 못부르는 노래까지 불러가며 당선시켜 달라고 노력한 것 아시죠" 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가 신한국당에 모든 걸 다 바친건 오로지 깨끗한 경선을 치르자는 희망과 기대 때문이었는데 나의 이런 순진한 이상은 현실의 벽에 부닥쳤다" 고 절규했다.
朴후보는 "나의 이상은 역사와 국민들의 뜻을 반영하지 못하는 신한국당의 경선구조 속에서 함몰됐다" 며 "나는 오늘 경선 후보직을 사퇴한다" 고 선언했다.
朴후보는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진상규명에 앞장 설 것이며 역사와 국민이 심판할 것이란 사실을 기억하라" 며 끝까지 이회창후보쪽에 대한 공격을 늦추지 않았다.
나머지 후보들은 朴후보의 사퇴가 미칠 영향을 놓고 계산이 분주하다.
朴후보의 표가 이회창후보쪽으로 가지 않을 가능성은 크지만 그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이상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김종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