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여론조사>이회창 1차투표서 끝낼수 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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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역별로 합동연설회만 하면 지지율이 2~4%씩 떨어져 고민하던 이회창후보 진영이 李후보의 돈살포설을 터뜨렸던 박찬종후보의 돌발행위로 인해 오히려 대세굳히기가 수월해진 기현상이 일어났다.

지난 14대 대선때 부산초복집사건이 오히려 김영삼 (金泳三) 민자당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과 같은 현상이 재현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개 10%대로 2위권에 들어간 주자들은 미확정층 28.6%를 몽땅 가져가야만 겨우 이회창후보와 지지율이 엇비슷해져 돌발변수가 없는한 역전극이 연출되기는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미확정층 28.6%를 현 주자별 지지율 분포비에 따라 후보들이 나눠 갖는다고 가정할 때 이회창후보가 기대할 수 있는 미확정층의 표는 10.2%가 나온다.

이 표를 더하면 이회창후보가 얻을 수 있는 표는 최대 45.8%라는 계산이 나온다.

거의 과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그러나 미확정층을 현재 확보한 지지율보다 더 받거나 덜 받게 되는 경우도 상정해 볼 수 있다.

만일 경선당일 대의원들의 사표방지심리와 李후보의 대세몰이가 주효해 미확정층의 약 50%를 받게 된다고 가정하면 49.9%를 얻게 된다.

잘 하면 여타주자와의 합종연횡없이도 1차투표에서 끝낼 수 있는 것이다.

한편 미확정층을 거의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조사과정에서 선두주자를 지지하는 경우 답변을 쉽게 하고 후발주자를 지지하는 경우 답변을 회피하려는 대의원의 심리를 읽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미확정층에는 이회창후보 이외 주자들의 지지표가 더 많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李후보의 지지표는 나올 만큼 나왔다는 얘기가 된다.

이렇게 볼 때 李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최소 35%선에서 최대 50%선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의원들의 사표방지심리, 막판 조직력 가동등을 통한 대세몰이의 정도에 따라 1차로 끝낼 것인가, 2차까지 갈 것인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행 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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