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C-TV 신축 중인 별관 전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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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 신축 건물에서 9일 밤 대형 화재가 발생해 44층짜리 부속 건물이 전소됐다. 본관 건물은 다행히 화재를 모면했다.

화재 원인은 소방 당국이 조사 중이지만 중국의 전통 명절 위안샤오제(元宵節:정월 대보름)를 맞아 요란한 불꽃놀이를 하던 와중에 신축 건물에 불씨가 옮겨붙으면서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건물 일부가 완공돼 사용 중이었고 연내 완공을 앞두고 내부 공사가 한창이었기에 상당한 인명피해도 예상된다.

화재는 이날 밤 8시30분 무렵 건물 상층부에서부터 시작됐다. 사무실에서 야근 중에 화재를 목격한 중국 삼성 제일기획 신동규 국장은 “8시30분쯤부터 CC-TV 신축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두 시간이 넘도록 불길이 잡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CC-TV 건물에 대형 화재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바로 옆 건물 주변에서 대형 폭죽을 쏘면서 불꽃놀이가 계속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베이징 소방당국은 화재 직후 요란한 경보를 울리면서 현장에 소방차를 투입해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건축자재에 옮겨붙은 불길을 잡느라 애를 먹었다.


◆안전불감증이 불냈나=이날 정월 대보름을 맞아 베이징 시민들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중국 언론들은 “52년 만에 가장 큰 정월 대보름 달이 떴다”고 전했다. 베이징 시정부는 음력 섣달 그믐인 1월 25일부터 16일간만 베이징의 5순환도로 안에서 불꽃놀이를 허용했다. 이 때문에 이날은 정월 대보름이자 마지막 불꽃놀이가 행해졌다.

베이징의 한국인 밀집촌인 왕징(望京)에서도 자정까지 요란하게 불꽃놀이가 계속됐다. 여기저기서 안전사고도 잇따랐다.목격자들은 “억눌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불꽃을 쏘는 것은 이해하지만 안전 관리가 너무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위성문제로 48분간 방송 중단=중국의 방송통신위성 ‘중싱(中星)6B’가 한때 고장을 일으켜 중국 전역에서 150개 프로그램의 방송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이날 CC-TV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중국 전역에서 방송되는 CC-TV가 방송 중단 사태에 빠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CC-TV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9분 중싱6B의 위성 신호 송출 이상으로 이 위성으로부터 신호를 수신하는 CC-TV와 중국교육TV를 포함해 23개 성(省)의 방송국이 방영하는 150개 프로그램이 송출되지 않았다. ‘신눠(<946B>諾)3호’ 통신위성을 통해 신호를 송출하는 중앙광파TV는 정상적으로 방송했다.

CC-TV의 방송 중단 사태는 오전 11시47분 다시 신호 송출이 재개되면서 일단락됐다. 2007년 7월 쓰촨(四川)성 시창(西昌) 위성발사센터에서 ‘장성3호’ 로켓에 실려 발사된 중싱6B 위성은 중국 전역과 동남아·태평양 지역에 전파를 송출한다. 송출하는 프로그램만 300개에 이른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정용환 기자

◆CC-TV 신관=베이징 도심 중앙비즈니스구역(CBD)에 자리 잡은 CC-TV 신청사는 지상 52층 건물과 44층 건물로 이뤄진 본관과 부속 건물 1개동으로 구성됐다. 총 건축면적은 49만5900㎡. 6도 각도로 기울어진 상태인 2개 빌딩은 ‘날개’로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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