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폐광 카지노' 예정지 고한읍 백운산 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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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12일 오후 강원도정선군고한읍. '백운산지구 카지노장 결정' 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시가지 곳곳에 나붙어 있다.

한 장뿐인 카지노장 입지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사북읍 주민들도 곳곳에 경축 플래카드를 내걸고 '이웃집 경사' 를 축하했다.

폐광지역 내국인 출입 카지노장 입지로 최종 확정된 백운산이 위치해 있는 고한읍 주민들은 잇단 폐광으로 추락하고 있는 지역경제를 되살리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고한읍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김승화 (金勝華.48) 씨는 "올봄부터 백운산지역에 카지노장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돌았으나 당초 후보지에 포함돼 있지 않아 설마 했었다" 며 "하루빨리 조성공사가 착공돼 가족들을 고향에 둔채 돈벌러 외지로 떠돌고 있는 옛 광원들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백운산과 연계한 종합리조트단지 조성지로 결정된 고한읍고한4리 속칭 박심마을. 이 마을 이장 박광열 (朴廣烈.61) 씨는 "대부분 노동능력이 없는 60세이상의 노인들만 살고 있는 마을이 옛모습을 찾는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고 말했다.

朴이장은 그러나 "개발예정지 주변에서 타인 소유의 빈집이나 국.공유지에 집을 짓고 살고 있는 주민들은 개발이 되면 삶의 터전을 잃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며 "행정기관이나 개발사업자들은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 고 강조했다.

한때 카지노장 입지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고한읍고한14리 속칭 고토일마을 정병일 (鄭炳一.59) 이장은 "경관과 입지조건이 뛰어나 고토일지구에 카지노장이 들어설 것으로 믿고 있었던 주민들이 백운산 입지결정 발표에 실망감을 느낀 것은 사실이나 백운산도 모두 고한읍 지역인만큼 잘되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그러나 이 마을 일부 주민들은 "백운산일대가 당초 카지노장 후보지 4곳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며 용역결과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또 폐광지역 개발사업에 참여할 예정인 민간기업들은 "이곳이 카지노장만이 아닌 스키장.골프장.테마파크등을 갖춘 종합리조트단지로 건설될 경우 다른 지역 레저단지들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 는 이유로 개발참여를 포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정선 =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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