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균동감독,'죽이는 이야기'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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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사람들은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가.

영화인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영화는 무엇인가.

돈을 버는데만 혈안이 되어 작품을 망치게 되는 과정은 어떠한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이러한 자문을 해보는 영화 '죽이는 이야기' 가 여균동 감독.문성근 주연으로 제작된다.

'죽이는 이야기' 는 싸구려 포르노 영화를 찍으면서도 나중에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를 가진 3류 영화감독 (문성근) 의 생각과 시선의 변화를 코믹하게 전개하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 '세상밖으로' 에서 감독.주연으로 어울린 여.문 콤비에다 극단 '연우무대' 때부터 절친한 팀워크를 이뤄온 중견 극작가 이상우씨가 기획.각색에 합세해 '죽여주게 재미있는 이야기' 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시나리오를 기초한 여감독은 "친한 사람들끼리 뭉쳐 1년여전부터 기획한 작품으로 제작.연출.각색.출연등 영화의 방향을 공동으로 잡아갔다" 며 "영화를 보는 재미와 만드는 즐거움, 나아가서는 흥행에 성공하고 작품을 완성하는 성취감이 무엇인지 등 영화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고 말했다.

막바지 시나리오 수정과 캐스팅 작업이 진행중인 이 작품은 여관종업원이 몰래 손님들의 정사장면을 찍은 사건을 단초로 했다.

여기에 포르노 영화제작 자체를 소재로 삼아 문성근이 주연한 '경마장 가는 길' '너에게 나를 보낸다' 에서 인기를 끌었던 요소인 성적인 담론의 재미를 다시 한번 우려낼 것으로 보인다.

'죽이는 이야기' 는 속어의 뜻으로는 '죽여주게 재미있는' 작품이 되기도 하면서 동시에 원래의 의미대로 영화와 영화인들의 현재와 미래를 '죽이는' 영화가 될수 있다는 모순된 존재다.

진정한 영화와 '반영화 (counter - cinema)' 를 동시에 의미한다는 것이다.

우리 영화로서는 처음 선보이는 영화에 대한 영화가 될 이 작품에 대해 이상우씨는 "연극에선 극중극이나 연극에 대해 연극으로 생각하는 메타연극이 많이 시도되어왔다.

우리식의 영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메타영화를 만들면서 '좋은 영화' '성공한 영화' 를 위해 어떻게 문제점들을 헤쳐나가고 발전시켜야 하는지 연구하는 작업이 될 것" 이라고 피력했다.

'죽이는 이야기' 는 올가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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