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남은 전당대회 연기론 … 박찬종 주장에 이수성.이한동 동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이 전당대회 연기가능성을 일축했음에도 불구, 초읽기에 들어간 전당대회 연기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박찬종 (朴燦鍾) 후보가 17일 후보간의 전대 (全大) 연기를 적극 추진할 뜻을 밝혔고, 이한동 (李漢東).이수성 (李壽成) 후보측도 '은근한 동조' 에 나서 여전히 '불씨' 가 되는 상황이다.

선두주자인 이회창 (李會昌) 후보와 2위진입을 노리는 이인제 (李仁濟).김덕룡 (金德龍) 후보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金대통령에게 보낸 서신에서 이미 전당대회 연기를 공식 촉구했던 朴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한동.이수성후보등과 대회연기를 공동 요구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朴후보측은 현재 이수성후보측은 연기에 적극적 입장이고 이한동후보측도 긍정적이라는 판단아래 연대를 모색중이다.

이한동후보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갖가지 불공정시비가 제대로 가려지지 않은 채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데는 많은 무리가 따를 것" 이라며 "전당대회전에 그 진상이 규명되는게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그 얘기는 진상규명이 안될 경우 전당대회를 연기하자는 것이냐는 물음에 李후보는 "그건 당지도부가 결심할 일" 이라고 즉답은 회피했다.

이수성후보측은 현재 괴문서 파동과 금품 살포설등의 진실규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후유증이 불가피한 만큼 전당대회 연기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19일 서울대회전까지 당 진상조사소위의 활동결과와 맞물려 박찬종.이한동.이수성 3인의 연기요구가 가시화될 경우 당지도부와의 적지않은 마찰을 피할 수 없을 조짐이다.

반면 이회창후보는 이날 "부분적인 일로 인해 경선전체를 그르쳐선 안된다" 고 연기를 반대했다.

이인제후보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연기는 좋지 않다" 고 강조했다.

김덕룡후보측도 "연기하면 더 큰 혼란만 초래한다" 는 입장을 고수중이다.

전대 연기요구가 단지 '약자의 투정' 으로 끝날지, 아니면 공감대를 얻을지는 결국 금품 살포설 파문이 어떻게 마무리될지에 달려있다.

그러나 朴후보가 주장한 증거의 신뢰성이 떨어진 현재로선 그 가능성이 그리 높지않다는 지적이다.

최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