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당대회 정견발표 불허방침에 이인제 후보 반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신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또 하나의 두통거리가 생겼다.

이인제 (李仁濟) 후보가 17일 전당대회때 (21일) 경선주자들의 정견발표 허용을 강력 요청했기 때문이다.

당선관위는 이미 '정견발표는 안된다' 고 후보들에게 통보한 바 있다.

하지만 李후보는 기자간담회에서 "정견발표를 불허하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 고 말했다.

李후보는 "정견발표를 반대하는 후보는 사퇴등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고 주장했다.

총재에게 항의하겠다고도 했다.

李후보 지지의원.지구당위원장들은 18일 당사를 방문, 이만섭 (李萬燮) 대표서리와 박관용 (朴寬用) 사무총장등에게 정견발표 허용을 거듭 촉구할 예정이다.

정견발표 문제에 대해서는 박찬종 (朴燦鍾).이한동 (李漢東).김덕룡 (金德龍).최병렬 (崔秉烈) 후보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인제후보처럼 집착하는 것은 아니다.

이인제후보가 처음부터 집요하게 이를 요구하는 까닭은 전국 1만2천5백여명의 대의원들이 모인 곳에서 '이인제 바람' 을 다시 한번 일으켜 보겠다는 기대 때문이다.

그간 합동유세에서 연설후 지지율이 높아진 것도 이를 한층 주장하는 요인이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다른 후보들도 이 점을 좀 신경쓰는 것 같다.

이회창후보측은 대표위원 때부터 이를 반대했다.

정견발표를 찬성하는 타 후보들 진영에서도 "괜히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 아니냐" 는등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선관위는 물론 '안된다' 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20일 자정이후 선거운동 불가 (不可)' 라는 규정에다 물리적인 시간부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정견발표를 없애고도 결선투표까지 치르려면 최소한 10시간이 필요하므로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막판에 몰린 후보들이 정견발표 대신 검증하기 어려운 폭로를 하거나 상대를 비방할 가능성이 예견된다는 것도 정견발표 불허의 한 이유다.

그래서 7인 후보들의 약력만 영상으로 40초씩 소개하는 정도에 그친다는 방침이다.

이인제후보는 그러나 후보를 뽑는 전당대회는 축제의 한마당이 돼야 한다면서 계속 이 문제를 쟁점화하고 있다.

이상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