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필리핀 페소화 방지 총지휘중인 싱손 比중앙은행 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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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마닐라 = 이철호 특파원]필리핀 페소화 방어를 총지휘하고 있는 가브리엘 싱손 필리핀 중앙은행총재는 "곧 패닉 상태는 진정될 것이고 페소화는 달러당 27~28페소 정도에서 안정될 것" 이라고 자신했다.

싱손총재는 "보다 유연한 환율정책이 동남아지역 외환시장의 위기로부터 필리핀이 그동안 이룩한 경제적 성과를 지켜줄 것" 이라고 강조했다.

페소화 위기 이후 처음으로 17일 싱손 총재를 마닐라에 있는 필리핀 중앙은행 총재집무실에서 만나 보았다.

- 결론부터 말해 필리핀은 이번 페소화 평가절하를 조기에 수습할 것으로 보는가.

"그렇다.

우선 평가절하라는 용어가 적당하지 못하다.

평가절하는 높게 평가된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절하하는 것이지만 이번에는 시장상황에 따른 페소화의 가치하락이었을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앞으로도 페소화의 환율이 시장상황에 맞춰 계속 변화하도록 허용할 것이다.

" - 필리핀의 외환시스템이 완전 자유변동체제가 되고 정부의 시장개입이 전혀 없다는 뜻인가.

"시장개입은 최소한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앞으로도 중앙은행이 페소화의 환율변동 허용폭을 인위적으로 정해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다.

" - 페소화의 가치유지를 위해 단행한 고금리 정책의 변화 가능성은. "외환시장이 안정되면 점진적으로 금리를 내릴 것이다.

중앙은행은 콜금리를 15%에서 32%까지 올렸다가 16일에는 다시 28%로 내렸다.

" - 태국은 오늘 도쿄에 외무장관과 재무장관을 파견, 일본의 긴급지원을 요청했다.

필리핀은 자체 외환보유액 97억달러와 국제통화기금 (IMF) 의 긴급지원금 11억달러로 이번 상황을 충분히 극복할 것으로 보는가.

"현 단계에서 외부의 추가 지원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필리핀은 기본적으로 태국과 상황이 다르다.

태국의 금융기관들은 경영상태가 나쁘지만 필리핀은 그렇지 않다.

태국은 또 재정수지가 적자지만 필리핀은 흑자다.

태국은 단기차입금이 많지만 필리핀은 매우 적다.

높은 성장률, 안정된 물가등 필리핀의 경제적 기본조건들이 강력한만큼 시장의 자율조정기능을 믿고있다.

" - 페소화가 달러당 30페소 이하로 떨어질 경우 중앙은행은 시장개입을 하지 않을 것인가.

"현재로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보다 유연한 필리핀의 외환정책을 이용, 필리핀의 경제를 희생시키면서 국제투기자본들이 이익을 얻는 것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 - 필리핀 중앙은행은 페소화의 적정환율이 얼마 정도로 보는가.

"말하기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적정환율은 현재상태 (달러당 29.6페소) 보다 낮은 수준일 것으로 보고있으며 지금 상태에서는 27~28페소정도로 판단한다.

그러나 연말에는 26.5~27페소로 안정될 것으로 보고있다.

" - 동남아 환율 급변에 조지 소로스등 국제적인 투기자본이 개입했다고 하는데. "그들이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등을 돌아가며 개입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이야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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