惡材 쏟아진 여름휴가期 증시 당분간 하락세 이어질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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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증시가 태국 바트화 위기와 기아그룹의 부도유예조치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나 휘청거리고 있다.

여기다 비무장지대에서 남북한간 군사충돌이란 악재까지 날아들어 증시상황이 급격히 꼬이고 있는 형국이다.

종합주가지수만 보더라도 최근 5일 연속 하락행진을 벌이며 30포인트나 떨어졌다.

최근 상승장에선 볼수 없었던 단기급락이다.

증시일각에선 지난 5월 외국인 추가한도 확대이후의 중장기 상승추세선이 무너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기도 한다.

기술적 지표를 중시하는 챠트분석가들은 지수 720 - 730선을 단기 마지노선으로 본다.

만약 이지수대가 무너질 경우 증시는 상당기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있다.

그간 최대 호재로 작용했던 경기회복에 대해서도 요즘은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의 바닥권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국내경제의 체질개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엔고등 외부변수에 의한 것인 만큼 낙관만을 할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기아쇼크' 는 증시에 일파만파의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 5월이후 주가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주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16일 지수가 15포인트나 급락한 것도 영국및 미국계 기관투자가들이 뒤늦게 매도에 가담한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많다.

증시관계자들은 "외국인들은 이번 기아사태를 과거 한보나 우성의 경우와는 다른 시각에 바라보고 있다" 며 "이들의 한국주식 선호도가 떨어진다면 증시회복시기가 크게 늦춰질 것" 이라고 내다봤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시중자금사정도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회사채금리가 12%대를 돌파한 상황에선 증시로의 자금유입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중금리가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경우 기관들은 보유주식을 내다팔 공산이 크다.

그러나 한편에선 주가하락이 오래가진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기아쇼크는 돌발사태가 아니라 어느정도 예견됐던 일이었으며 16일 장세급락 때도 기아의 부실여신이 많은 은행등 금융주와 재무구조 취약 기업들을 제외하면 파급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이 그 근거다.

증권사 시황분석팀들 사이에선 기아에 대해 제3자 인수가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강하기 때문에 주가가 어느정도 떨어지면 매수세가 자연스레 형성될 것이란 견해가 나오있다.

어쨌든 주가는 당분간 혼미속을 헤매다 기아충격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이는 다음주 초반께 회복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권성철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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