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인더스트리 명예퇴직 1년 … 前직원 70%가 새길 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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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다음 달이면 선경인더스트리가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한지 만 1년을 맞는다.

재계의 본격적인 구조조정 신호탄으로 긍정과 부정이 엇갈리는 가운데 각계에 엄청난 파장을 미쳤던 선경인더스트리의 그후 1년을 짚어본다.

선경인더스트리의 지난해 8, 9월중 두 차례에 걸친 명퇴자는 모두9백24명. 이는 3천6백여명에 달했던 전직원의 25%에 해당하며 4명중 한사람이 한꺼번에 회사를 떠난 셈으로 한때 회사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45세이상이 전체명퇴자의 절반이상을, 생산직 근로자가 3분의 2정도에 달했다.

구체적인 통계는 없지만 회사측은 이들의 약 70%가 재취업이나 자영업등을 통해 새길을 찾은 것으로 추정하고있다.

이들중 약 절반은 삼양사.효성T&C.코오롱.고합등 섬유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는 외국인 회사.항공사.증권사.상호신용금고.엔지니어링회사.제지회사등에 두루 재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가 많은 일부 사무직 명퇴자와 생산직 명퇴자들은 대부분 식당.수퍼.개인택시.정비센터.각종 대리점등 자영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20여명 정도는 중소기업을 세웠거나 창업을 준비중에 있다.

또 입사동기생중 제일 먼저 과장에 승진하고도 회사를 떠났던 박모과장 (33) 의 경우처럼 해외유학으로 새 길을 찾고있는 사람도 5~6명이 된다.

회사측은 과장급은 상대적으로 재취업이 쉬웠던 반면 부장급은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이 약 절반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있다.

당시 퇴직자들은 퇴직금과 최고 60개월분의 퇴직장려금을 포함, 1인당 평균 1억원정도씩을 받았다.

이들은 퇴직금을 사업자금으로 활용하거나 종금사등에 예금해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는 경우도 있고 재개발 부동산이나 경매등을 통한 재산증식에 나서고 있다는 후문. 그러나 명퇴자들의 실패담이 많이 알려진 탓인지 아직까지도 컴퓨터학원등에 다니면서 '실업자' 처지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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