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 위기 기아자동차 경영권. 지분 쟁탈戰 일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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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기아그룹이 벼랑끝 위기에 몰리자 기아자동차의 경영권 향배와 이를 둘러싼자동차업계의 지분늘리기 경쟁이 언제쯤 촉발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권금융단이 기아자동차를 제3자 인수쪽으로 가닥을 잡아 나갈 경우, 자동차 산업에 새로 뛰어든 삼성그룹과 이를 견제하려는 현대.대우그룹등기존 자동차 연합세력간의 기아지분 쟁탈공방이 한차례 벌어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기아자동차는 최대주주 (기산) 지분이 9.87%에 불과해, 장내에서 25%지분까지 마음대로 사들일 수 있는 현행법 하에서 이를 넘겨 주식을 매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게 되어 있다.

16일 증시에서는 기아차 주식에 대한 '팔자' 주문만 폭주할뿐 거래량이 고작4백40주에 그쳐 일단 이러한 지분경쟁 징후는 표면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증시 기업분석가들은 "최근 증시에서 벌어진 삼성그룹과 현대.대우그룹간의 미묘한 신경전을 감안할 때 기아주가가 좀더 떨어진 어느시점, 한쪽에서 기아차 주식매집을 시작하면 이를 신호탄으로 지분매입 경쟁이 가열될 가능성이 높다" 고 말했다.

실제로 기아의 부도유예협약 신청 하루전인 지난 14일 기아차가 발행한 5백억원의 사모전환사채 (CB)가 현대계열사인 국민투신증권과 현대자동차가 각각 3백억, 2백억원씩 나눠 인수됐다.

시야를 밖으로 넓히면 포드와 마쓰다라는 또다른 변수가 있다.

마쓰다의경영권을 포드가 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아차에 대한 포드 - 마쓰다의 제휴지분은 17.71%로 압도적 최대주주로 떠오르게 된다.

이미 종목당 외국인 매수한도 6%를 각각 채웠기 때문에 기아차 주식의 장내 추가매수가 불가능하고, 경영권 취득을 위해선 한국정부 승인과 기아차 주총결의라는 까다로운 걸림돌이 있긴하지만 이들이 한국자동차시장에 직접상륙을 꾀한다는 시나리오도 전혀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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