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 사태 파문 커져…환율·금리 가파른 상승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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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시중 장.단기금리와 환율이 동반 상승하고 기아자동차 어음할인 중단으로 하청업체의 연쇄도산 위기감이 확산되는등 기아그룹 사태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또 기아특수강이 이미 발행한 전환사채 (CB) 를 가지고 있던 외국금융기관의 상환요청에 대해 돈을 내주지 못해 기아그룹의 해외차입금 문제가 새로운 골치거리로 제기되고 있다.

◇장단기 금리급등 = 회사채금리 (은행보증 3년만기)가 전일보다 0.1%포인트 오른 12.05%를 기록하고 양도성예금증서 (91일만기) 금리가 12.10%를 기록, 전일보다 0.2%포인트 상승하는등 장단기 금리의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동양증권 채권팀의 김병철팀장은 "한보사태 이후에는 정부의 자금지원으로 금리가 1개월가량 하향안정세를 유지한후 급등했지만 기아의 경우에는 당일부터 금리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면서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차입금리가 오를 경우 시장금리는 더욱 불안해 질 가능성이 있다" 고 전망했다.

◇환율 = 기아파장으로 금융기관 기업들의 해외차입에 애로가 생길것이라는 전망속에 오전부터 급등분위기가 이어졌다.

국내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원화환율이 한때 8백93원60전까지 올랐지만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로 8백93원50전에 마감했다.

이에따라 18일 매매기준율은 이날 매매기준율인 8백90원80전보다 2원80전이 오른 8백92원80전이 될 전망이다.

외환은행의 하종수대리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차입금리가 오를 기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 원화환율의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 이라고 밝혔다.

◇국제금융시장 = 기아특수강이 발행한 CB 2천6백만달러 어치를 보유하고 있던 체이스멘허턴 은행등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지난 13일 이를 현금으로 상환해 줄것을 기아그룹측에 요청했지만 기아측이 이를갚은 능력이없어 해외기채분에 대한 연쇄 지급불능 사태가 발행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기아그룹이 채권.CB.DR (주식예탁증서) 발행을 통해 해외에서빌린 돈이 2억4천8백만 달러에 달하고 신디케이션 방식이나 현지금융을 통해 빌린 자금규모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며 "이들 자금에 대해 만기 혹은 만기전 상환 요청이 있을 경우 기아그룹전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같은 사태가 발생할 경우 기아그룹 뿐 아니라 여타 국내 금융기관 및 기업들의 해외기채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것" 이라고 우려했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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