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그동안의 입장을 바꿔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 제도) 축소 방침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창동 문화부 장관은 11일 저녁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원회(위원장 정지영.안성기, 이하 대책위)와 면담하고 "스크린쿼터 일수의 축소 조정과 변화를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책위의 요청으로 2시간가량 진행된 면담에서 이 장관은 "영화산업의 활력과 다양한 영화의 육성을 위해 쿼터제의 조정.변화가 필요하다"면서 "만약 쿼터 축소로 한국영화가 심각하게 위축될 경우 다시 쿼터를 회복하는 연동제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쿼터 축소 조정은 한.미투자협정(BIT) 등 대미 협상과는 무관하며 우리 영화산업을 위한 주체적 판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감독 출신인 이 장관은 그동안 스크린쿼터는 현행 의무상영 일수(1년간 146일)에서 하루도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었다. 이날 이 장관과의 면담에는 정지영 감독, 평론가 양윤모씨 등 6명이 참석했다.
이날 면담 결과와 관련, 대책위 양기환 위원은 "문화부가 기존 입장을 바꾼 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오는 16일 오후 6시 긴급 회의를 열어 영화인의 입장을 공론화하겠다"고 밝혔다.
홍수현.조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