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금붕어, 폭탄주 … 15코스 ‘별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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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엽기적인 신입생 환영식 문화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케임브리지대 학생신문을 인용해 “케임브리지대 동아리의 신입생 환영식에서 살아 있는 금붕어를 먹게 하거나 과도한 음주를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동아리는 신입생에게 서양에선 날로는 잘 먹지 않는 산 오징어와 겨자를 바른 돼지코를 먹게 하고, 금붕어가 들어 있는 물 한 컵을 마시게 하는 등 15가지의 엽기 음식 코스를 마련했다. 신입생은 모든 음식을 먹은 다음 여러 가지 술을 섞은 폭탄주 2.2L를 3분 안에 마셔야 한다.

피임기구를 이용한 변태적 신고식 문화도 있다. 여자 신입생이 남자 선배 바지 앞에 달려 있는 바나나에 손 대신 입으로 피임기구를 씌우도록 시키는 동아리도 있다. 다른 동아리에선 피임기구에 술을 담은 뒤 80잔을 마시게 하고 있다. 환영식뿐 아니라 스키 캠프에서도 변태적 행태가 이어진다. 남자 신입생 특정 신체 부위에 양말을 씌운 뒤 불을 붙이고, 다른 부위엔 관을 통해 사탕을 삽입하는 동아리도 있다.

엽기 문화가 성행하는 이유는 케임브리지대 학생 대부분이 이런 신고식을 치러야만 선후배 관계와 동료 의식이 생긴다고 믿기 때문이다. 익명의 2학년 여학생은 “신고식을 통과하지 못해 동아리에 가입하지 못하면 대학 생활 내내 ‘왕따’ 취급을 당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논란이 있지만 대다수 학생은 전통으로 여겨 신입생 환영식 문화를 옹호하고 있다”며 “이런 문화를 금지하자는 목소리는 학교 밖에서만 들린다”고 전했다. 한편 2000년대 들어 영국 대학가에선 신입생 환영회 과음으로 모두 2명이 숨졌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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