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개혁 요구' 엇갈린 아랍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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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의가 촉구한 중동개혁안에 아랍권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체로는 비판적 반응이나 수긍 혹은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없지 않다.

중동의 민주.경제.사회 개혁을 요구하는 미국 주도의 '확대중동구상' 성명과 관련해 이집트 등은 "외부의 일방적 개혁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며 대체로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주요국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G8 회의 초청을 거부해 이미 강력한 반대입장을 표시해 왔다.

그러나 환영 입장을 표시한 국가도 있다. 바레인 등 걸프지역의 일부 친미국가와 일부 인권단체는 "외부로부터든 내부로부터든 아랍의 개혁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 국왕이 참석한 바레인은 "이미 G8에서 언급한 개혁 사안들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아랍국들은 중도노선을 보이고 있다. 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특히 교육개혁 등 서구의 가치를 강요하려는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반발하고 있다.

결국 미국의 개혁 압력에 대해 대다수 아랍국은 스스로 개혁속도와 개혁 우선순위를 선택할 능력과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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