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 쓰레기 대란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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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충남천안시백석동 쓰레기매립장에 병원폐기물이 반입된 사실이 드러나자 인근 주민들이 쓰레기 반입을 저지하고 나서 천안시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쓰레기 대란 위기에 직면했다.

백석동 쓰레기매립장 주변 5개 마을 주민대표 62명은 13일 오후 대책회의를 열고 지난 12일 시작한 쓰레기 반입 저지활동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백석동 주민환경감시단 (위원장 최수환)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4시쯤 시 청소대행업체인 청화공사 소속 5 트럭에서 하역한 쓰레기를 검사한 결과 폐주사기와 약병.중환자용 패드 등 병원적출물이 다량 발견됐다는 것. 병원적출물은 특정처리 폐기물로 분류돼 일반 쓰레기매립장 반입이 금지돼 있다.

주민대표들은 "청소대행업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시장은 해명하고 사과해야 할 것" 이라며 "쓰레기 반입중단에 따른 시민 고통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관리자인 시가 져야한다" 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그동안 병원적출물 외에도 폐사 가축을 비롯한 사업장폐기물이 수차례 일반쓰레기와 함께 반입됐다" 며 "이같은 불법 반입을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을 시가 내놓기 전에는 모든 쓰레기 반입을 저지할 것" 이라고 말해 쓰레기 반입저지 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14일 현재 천안시내에서는 하루 2백40씩 발생하는 쓰레기 수거가 이뤄지지 않아 곳곳에서 악취를 풍기고 있다.

천안시는 14일 병원 발생 특정폐기물이 시내 순천향병원.충무병원.단국대병원에서 유출된 것을 확인하고 관계자의 시인서와 자술서를 작성,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시는 또 긴급방역반을 구성해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나섰다.

천안시는 지난해 7월에도 백석동매립장내 소각로 설치에 대해 주민들이 격렬히 반대하며 쓰레기 반입을 저지하는 바람에 20여일동안 쓰레기 대란을 겪었다.

<천안=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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