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있는요리>서울 방이동 정은 주부의 '보양삼계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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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음식으로 삼복더위를 이기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복달임. 그리고 복달임의 최고는 역시 삼계탕. 초복 (17일) 이 가까와지면서 여기저기서 삼계탕 끓이는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쫄깃쫄깃한 고기맛은 물론 찹쌀밥과 함께 국물까지 후루룩 마시고 나면 이마에 흐르는 땀이 오히려 시원해진다.

온가족이 닭요리를 좋아하는 정은 (鄭誾.35.서울송파구방이동올림픽선수촌아파트) 씨 집에서는 여름철만 되면 일주일이 멀다하고 삼계탕이 식탁에 오른다.

오늘도 남편 귀가시간에 맞춰 끓이는 삼계탕 냄새를 맡고 둘째 정준 (5) 이가 먼저 침을 삼킨다.

한의사인 남편 김영학 (金永學.35) 씨의 처방전 (? )에 따라 한약재인 황기를 비롯 인삼.당귀.생지황.감초.방풍등이 들어간 '가미대보탕 (加味大補湯)' 을 첨가한 鄭씨의 삼계탕은 그야말로 '보양탕 (補養湯)'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황기삼계탕이 좋다는 건 잘 알려져 있지만 이왕이면 그것 하나보다는 상호보완 효과가 큰 여러 재료를 같이 넣으면 보약이 따로 없는 셈. "제가 어떤 것이 어디에 좋다고 얘기만 해주면 아내가 알아서 아이들까지 먹을 수 있도록 맛있게 만들더군요. " 金씨의 말대로 보양삼계탕만 해도 프로주부 鄭씨가 적당히 약재의 양을 조절해 한약 냄새 뿐 아니라 닭 누린내도 나지 않게 만든다.

鄭씨는 손님들에게 차 한잔을 대접할 때도 남편에게 들은 '풍월' 을 읊어주곤 해 이웃아주머니들도 이것저것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

요즘같이 더운 여름엔 새콤한 맛의 생맥산을 끓여 먹으면 좋단다.

맥문동.인삼.오미자를 2:1:1의 비율로 넣고 끓이는데 갈증해소에도 좋고 강심 (强心) 효과도 있다고.

<만드는 법>

▶재료 (1인분) =영계1마리, 찹쌀2분의1컵, 대파1대, 물6컵, 마늘5쪽, 생강 약간, 대추3알, 밤2알,가미대보탕 (加味大補湯) 약재 (황기4, 인삼.백출.계지.백작약.당귀.천궁.생지황.백복령.감초.방풍 각각 2씩) , 소금.후추 약간씩 ▶조리법 = ①닭은 뱃속의 내장과 기름 부분을 떼어내고 깨끗이 씻어 놓는다.

②찹쌀은 1시간정도 불려 건진 후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③마늘.생강.밤은 껍질을 벗겨 대추와 함께 씻어놓는다.

④잘게 썰어놓은 약재와 얇게 저민 생강, 그리고 찹쌀.마늘.생강.대추.밤을 닭 뱃속에 가득 채워 넣고 이쑤시개로 꿰어 놓는다.

⑤냄비에 ④와 물6컵을 넣고 1시간정도 끓인다.

⑤대파는 동그랗게 송송 썰어 웃끼로 얹고, 소금.후추를 곁들여 낸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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