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등생 노는 시간 최저-24개국 4학년생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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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우리나라 초등학생은 사교육에 쫓겨 방과후 여가시간이 다른나라 학생에 비해 가장 적고 여가시간중엔 TV나 비디오를 보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교육성취도평가학회 (IEA) 는 최근 한국.미국.일본등 24개국 초등학교 4학년의 방과후 생활실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초등학교 4학년 (94년 11월 6천명 대상 조사) 의 방과후 평균 여가시간은 5시간12분으로 24개국 가운데 가장 적었으며 가장 많은 이스라엘 (10시간12분) 의 절반 정도였다.

이는 많은 우리 학생들이 방과후 학원등 사교육기관에 다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우리 초등학생의 방과후 여가시간중 TV.비디오 시청은 1시간30분으로 미국 (2시간).일본 (1시간54분) 등 많은 선진국 초등학생보다 적은 편이지만 전체 여가시간중 TV.비디오 시청이 차지하는 비중은 28.8%로 가장 높았다.

미국은 22.9%, 일본은 26.7%, 영국은 25.8%였으며 오스트리아가 15.2% (1시간24분) 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보고서는 "하루에 TV.비디오를 1~2시간 보는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1시간 미만 보는 학생보다 높았고 4시간 이상 보는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가장 낮았다" 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학생은 TV.비디오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사회경제 교육을 받기 때문에 적당한 시청은 낫다" 고 밝혀 TV.비디오 시청이 유해한 것만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우리 초등학생에게 TV.비디오 시청이 문제인 것은 적은 여가시간중 가장 많은 시간을 TV.비디오 시청에 쓰다보니 친구와 어울리는 시간 (1시간) , 집안일 돕는 시간 (42분) , 운동시간 (42분) 이 모두 24개국 학생중 가장 적기 때문이다.

국립교육평가원 평가연구실 김진규 (金鎭奎) 교수는 "어릴수록 친구.가족과 어울리면서 남과 같이 살아가는 방법등 인성교육이 필요한데 핵가족 시대에 혼자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공주병.왕자병에 걸린 이기적인 어린 학생이 늘고 있다" 며 "학교.부모는 어린 학생에게 남과 교류할 수 있는 특별활동등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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