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후보 합종연횡 막판 바람따라 연대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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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한국당에서 이번 주 (週) 는 합종연횡 논의가 최대 관심사가 될 것 같다.

후보들은 낮에는 합동연설회, 밤에는 단일화 모색을 위한 비밀회동으로 바쁠 것 같다.

주말인 19일 서울연설회를 마치고 나면 21일 전당대회이기 때문에 시간여유도 없다.

그러나 잦은 접촉과 협상에도 불구하고 결실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최우선 조건이 해결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후보결정 문제다.

어떤 협상에서도 후보자리를 양보하겠다는 사람이 나왔거나, 그럴 것 같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자신이 후보임을 명확히 하는 이회창 (李會昌) 후보가 연횡 (連衡) 하려는 상대 후보에 대한 구애 노력에는 진척이 없다.

이인제 (李仁濟).이수성 (李壽成).이한동 (李漢東).김덕룡 (金德龍) 등 중위권후보들은 아직 2위의 희망이 있다고 믿고 있다.

이같은 기대가 무망 (無望) 하다고 판단하기 전에는 누구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반 (反) 이회창연대가 결성될 경우 결선투표에서의 승산도 없지 않다.

중도하차의 결심은 더욱 쉽지 않다.

그렇다고 전당대회까지 아무 일 없다고 단정해도 역시 속단이 될 것 같다.

이번 경선에는 바람이 있다는 것이 선거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인제후보의 약진도 이 바람덕이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바람이 막판에 어느 쪽으로 부느냐에 따라 종반판세가 결정된다고 본다.

적어도 후보간 우열은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럴 경우 표계산이 안되는 후보들은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최소한 그런 상황에 몰리게 된다.

자발적 양보가 아닌 상황이 강제한 양보의 가능성은 있는 셈이다.

예컨대 어떤 후보가 참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을 경우 그가 자신의 표를 확인할지, 다른 후보의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한뒤 정치적 가능성을 남겨 놓을지는 두고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결선투표에 오르는 사람을 밀어주자는 조건부 제휴의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회창씨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로서는 득은 있어도 잃을 것이 없다.

아직도 변화가 남았지만 그동안의 논의과정을 감안할 때 제휴의 방향도 예측이 가능할 것 같다.

많은 모색들 가운데 이수성 - 이한동연대와 이인제 - 김덕룡연대, 이인제 - 박찬종 (朴燦鍾) 연대의 발전 가능성이 비교적 높아 보인다.

만일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이를 바탕으로 2차 합종연횡 논의가 활발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별도로 이회창후보가 현재의 우세를 계속 지켜나간다면 막바지로 갈수록 그에게 투항하는 후보가 나올 확률 또한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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