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공부 모르는 문제아 '신문놀이' 활동 모범생으로 바뀌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정수 형요? 전교에서 싸움을 제일 잘해요. 중학생 형들하고 싸워도 안져요. " 서울중랑구 망우초등학교 학생중 6학년 정수 (12.가명) 군을 모르는 학생들이 거의 없다.

정수는 2학년때 '나쁜 형' 들의 꾐에 빠져 친구 집에서 돈을 훔치다 걸려 파출소 신세를 졌다.

이후 정수는 싸움꾼.말썽꾸러기.문제아로 불렸고 주위의 곱지않은 시선이 항상 따라다녔다.

그런 정수가 6학년이 되면서 몰라보게 달라졌다.

공부에 흥미를 붙여 성적이 올라가고 애들을 괴롭히는 일도 없어졌다.

모두들 의아하게 생각했다.

비결은 간단했다.

정수를 선도할 방법을 궁리한 담임교사는 신문에 실린 학생 비행 (非行) 들을 보여주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게 하고 공부에 흥미를 갖도록 했다.

지난해 중앙일보 신문활용교육 (NIE) 연수를 받은 경험을 살려 담임교사는 NIE 특별활동반을 만들었다.

정수도 참여토록 해 낱말맞추기.광고만들기등을 시켰다.

정수는 딱딱한 교과서 위주 수업이 아니어서인지 점차 NIE에 빠져들었다.

담임교사는 "정수가 그동안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신문을 가지고 '놀이' 처럼 수업을 진행했더니 매우 재미있어 했어요" 라고 말했다.

신문을 자르고 오리고 붙이고 하면서 교실 맨앞 자리에 앉아 열심히 특활활동을 한 정수는 이제 국어.수학등 일반과목 시간에도 진지해졌다.

행동 또한 점차 모범적으로 바뀌어 갔다.

정수군은 "5학년때 영어 특활활동은 재미가 없었어요. 항상 애들하고 떠들고 놀기만 했는데 NIE는 신나고 다른 공부도 하고 싶더라구요" 라며 활짝 웃었다.

어린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학습에 흥미를 갖게 하는 NIE가 문제아를 선도하는데도 일조를 한다는 점을 정수군의 사례는 보여주고 있다.

이창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