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년 맞는 중소기업청 원로봉사단, 풍부한 현장경험 傳授 결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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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아, 노사문제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고요?" "품질관리 매뉴얼 작성문제는 만나서 상의하기로 합시다" 11일 오후3시 경기도 과천시 중소기업청 1층의 원로봉사단 사무실. 백발이 희끗한 '은발의 신사들' 이 상담전화를 받거나 서류를 뒤적이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같은 시간 원로봉사단의 맹일천 (孟一天.58) 유통분과위원장은 경기도 의왕시 고천동의 한진화학 사무실에서 영업부 직원들을 상대로 진지하게 경영지도를 하고 있었다.

아남산업 영업본부장과 속초 아남플라자 사장등을 역임한 孟위원장은 이날 퇴근시간까지 경쟁사 분석방법등에 대해 꼼꼼히 자문했다.

한진화학 안성철 (安星哲) 사장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데다 문제를 적극적으로 찾아서 조언해 주고있어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고 말했다.

8월로 출범 1년을 맞는 중소기업 원로봉사단이 중소기업 애로 상담과 현장지도등 맹활약을 하고 있다.

중기청에 따르면 원로봉사단은 ▶금융및 세무 ▶인력및 노무관리 ▶창업 ▶판로개척 지원등의 분야에서 모두 3천2백건 (전화상담 포함) 의 애로사항을 처리했다.

대기업및 금융기관 임원.대학교수.공직 은퇴자등으로 구성된 원로봉사단의 단원 6백30명은 중기청 본청및 11개 지방청 (사무소)에 사무실을 두고 자원봉사하고 있다.

단원은 기업인출신이 40%로 가장 많고 공무원 (21%) 금융기관 (18%) 출신도 많다.

회계사.세무사등 각종 자격증 소지자도 3백9명이나 된다.

봉사단원에게는 출장때마다 3만원의 교통비가 지급되며, 이 교통비는 3회까지는 중기청에서 부담하고 4회부터는 해당기업이 낸다.

이들의 활동내용은 ▶해외출장때 동행해 통역및 기술자문▶공장건물 매입시 가압류로 지연되던 등기이전 문제▶자금난 기업에 운전자금 융자 알선등 다양하다.

원로봉사단은 최근 대형 할인점에 맞서 진흥조합 결성을 서두르는 문정동 로데오 상점가.경인유통연합회.잠실본동 상인연합회등에 파견돼 조합설립취지서와 정관작성을 맡기도 했다.

중기청 국제협력과는 최근 수출중소기업 지원방안 마련을 위해 원로봉사단 단원 4명을 전문위원으로 위촉했고 서울시는 지난 5월 중소기업 경영애로 실태조사를 하며 19명의 단원에게 업무지원 요청을 하는등 이들의 활동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중기청 인력지원과의 신종현 (申宗鉉) 과장은 "대부분 사회지도층으로 대우받던 이들이 후배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뛰는 모습을 보고 '배울 점이 많다' 고 말하는 중소기업인들도 적지않다" 고 말했다. 이영렬 기자

<사진설명>

중소기업청 원로봉사단의 맹일천씨가 11일 경기도의왕시 한진화학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경영지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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