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 위해 꼭 필요 - 그룹 기조.비서실 축소 재계입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재계는 "기조.비서실은 기업경영을 위해 꼭 필요한 기능" 이라며 "이를 없애겠다는 것은 사실상 재벌을 해체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재계는 특히 "정부의 주장대로 법적지위가 없는 점이 문제라면 외국처럼 지주회사를 허용해 기조.비서실의 기능을 합법화해 달라" 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내세우는 '상법상의 책임문제' 에 대해 재계는 "설득력이 없다" 는 주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대기업 오너가 기조.비서실을 통해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만을 행사한다는 주장은 현실을 무시한 것" 이라며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오너가 경영이 잘못됐을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보게돼 있다" 고 말했다.

전경련 이용환 (李龍煥) 이사는 "요즘 의사결정을 회장 혼자서 독단적으로 내리는 기업은 없다" 고 강조했다.

즉 재계는 투명성 차원에서 이 문제가 다뤄진다면 오히려 법적 지위를 부여해 양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재계는 정부가 기조.비서실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은 경영 책임등 표면적인 이유보다는 경제력 집중을 억제해보자는 숨은 의도를 담은 것이라고 보고있다.

재계는 정부가 세법 개정등을 통해 계열사의 기조실 지원을 규제할 경우 세금을 더내는 한이 있더라도 기조실을 없앨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재계는 정부가 국내에서의 지주회사 설립을 계속 금지한다면 해외지주회사 설립도 검토하겠다는 분위기다.

대우그룹은 이달초 '세계경영' 의 일환으로 해외 19개국에 지주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본사까지 해외로 옮기는등 세계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마당에 정부가 기조.비서실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 이라고 주장했다.

이수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