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일 비서관 비리 밝혀지자 곤혹 - 청와대 망신은 민주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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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민주계가 계속 말썽이다.왜 이러는지….” 10일 청와대 총무수석비서관실 강상일(姜祥日) 인사.재무비서관이 김현철(金賢哲)씨에게 10억원을 전달하는'돈심부름'을 해줬다는 중앙일보 보도에 대해 청와대의 대다수 수석.행정관들은'쯧쯧'하며 혀를 차는 모습이었다.

같은 민주계인 박영환(朴榮煥)공보비서관이'대통령 해외순방중 무단이탈 귀국'이라는,권부(權府)에서 볼때'희대의 사건'을 저질러 그만둔게 1주일 전이다.이번엔 姜비서관이 문제를 일으키자 비서진 일각에서는“민주계라고 어깨에 힘줬던 사람들이 청와대 망신을 시키고 있다”고 탄식하고 있다.

姜비서관은 88년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통일민주당 총재시절 홍인길(洪仁吉) 전총무수석(한보로 구속)의 추천으로 젊은 세대 가신(家臣)그룹에 끼였다.

상도동과 그후의 청와대 살림살이를 맡은 洪전수석을 보좌해온 그는 현정권 초기 청와대에 4급 행정관으로 들어가 95년10월 2급 비서관으로 고속 승진했다.

그가 청와대 내부 동향을 현철씨에게 보고했다는 부분에 대해“현철씨와 비슷한 연배(39세)로 과거엔 친구처럼 지냈으니까 돌아가는 얘기를 당연히 해줬을 것”이라고 민정쪽 관계자는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검찰 수사 내용에 대해'맞다'고 인정하고 있다.그럼에도 청와대는 문제를 조용히 처리하려고 한다.

“현철씨 사건이 다시 커질까 그렇다.도의적 책임을 물어 그의 사표를 받더라도 비화돼선 안된다”고 모 수석은 곤혹스러워했다.또“姜비서관이 전한 돈의 성격이 뇌물이라면 형사처벌 대상이나 현철씨에게'알선수재죄'가 적용돼 있어 처벌대상은 아니다”고 다른 관계자는 지적했다.

姜비서관은 대동주택 곽인환(郭仁煥)사장에게 받은 10억원을 현철씨에게 전달했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할말이 없다'고 얼버무렸다. 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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