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 울리는 다마곳치 상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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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4번 카드를 찾아라.”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다마곳치'를 경품으로 내건 얄팍한 상혼에 동심이 멍들고 있다.최근 초등학교 앞 문구점마다 신종 오락기구인'다마곳치'경품을 타기 위한 스티커가 날개돋친듯 팔리고 있으나 정작 경품을 탄 경우는 찾을 수 없어 사기란 지적이 일고 있을 정도다.

프로야구 8개 구단 로고와 함께 새겨진 번호 1번부터 64번까지의 스티커를 모아오면'다마곳치'를 준다는게 문구점측의 설명. 제조회사나 공급업체의 상호명.연락처도 적히지 않은 조잡한 모양의 이 스티커 가격은 장당 1백원이다.

'다마곳치'열풍을 타고 대부분의 초등학생들 사이에선 이 스티커 모으기가 자연스럽게 유행하고 있으나 문제는 1번부터 64번까지의 스티커중 14번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羅모(8.서울S초등교2)군은 “같은반 친구 대부분이 이 스티커를 모으고 있다.이제까지 2백여장의 스티커를 모았지만 14번이 나오지 않아 다마곳치를 타지 못했다”며 볼멘소리를 냈다.서울 A초등교 앞 H문구점 주인 金모(37.여)씨는“도매업자로부터 14번은 1천장당 두장이라는 말을 들었다.스티커를 하루 5백여장씩 팔고 있지만 1번부터 64번까지 다 모아온 경우는 한번도 보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서울강남구 C초등교 朴모(46)교사는“어린이들을 상대로 1%도 되지않는 확률을 내걸고 경품지급 운운하는 것은 사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정제원.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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