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퍼스 "디즈니 등 4社 감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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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가 지난 9일(현지시간) 월트디즈니.로열더치셸 등 4개사를 올해 지배구조 감시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캘퍼스는 매년 잘못된 지배관행 때문에 주가가 저평가된 투자기업을 '감시대상'으로 지목해 공개적으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월트디즈니는 마이클 아이스너 최고경영자(CEO)의 경영능력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선정 이유라고 캘퍼스는 밝혔다. 아이스너 CEO는 캘퍼스의 퇴진 요구로 지난 3월 주총에서 재신임에 필요한 45%의 지지를 획득하는 데 실패,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로열더치셸도 최근 석유비축량의 25%를 부풀린 사실이 드러나며 필립 와츠 회장이 사임하는 등 경영에 혼란이 야기됐다. 캘퍼스는 이 그룹의 경영이 로열더치와 셸로 이원화돼 있고, 그룹 전체 이사회가 없는 것도 문제라며 개선을 요구했다.

냉장고 메이커인 메이텍은 주총의 결의를 6년간 거부하는 등 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는 전형적인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5년간 주가는 40% 이상 곤두박질치고 재무상태도 악화됐지만 이사회가 주주의 개선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머슨전자에 대해 캘퍼스는 경영진의 과도한 연봉을 문제삼았다.

숀 해리건 캘퍼스 이사회장은 "지배구조 개혁이야말로 이들 기업이 장기적인 수익성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메이텍 등 해당 기업들은 "대부분 이미 개선한 내용을 캘퍼스가 문제삼았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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