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영화>존 불팅 감독의 '매직박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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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영화 1백년사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활동사진을 발명한 영국의 윌리엄 프리스-그린의 생애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활동사진은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와 미국의 에디슨이 거의 동시에 발명한 것이다.이때문에 이들보다 뒤늦게 활동사진을 발명한 프리스-그린은 세상에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관 조수출신인 그는 경제적 어려움속에서도 컬러 활동사진 실험에 성공한다.

뤼미에르와 에디슨이 백과사전에 오르는 것도 모르고 소박하게 자신의 일에만 열중하는 장인정신이 돋보인다.

또 아내와 사별하는 비극을 겪게되고 활동사진을 발명하고도 결국엔 영화표 한 장값의 동전 몇닢만 남긴 채 세상을 뜨는 모습이 감동적이다.불팅감독은 40~50년대 사회비판적인 작품들로 영국영화 전성기를 이끌었다.이 작품에선 마치 인상파의 그림을 보는 듯한 아름답고 부드러운 색조와 화면구성을 보여줘 51년 작품임에도 세련된 연출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컬러 활동사진을 실험하는 아름다운 장면은 영화와 이를 발명한 프리스-그린에 대해 영국 영화인들이 경의를 표하는 듯하다.

당시 영국의 최고 스타라고 할수 있는 로렌스 올리비에와 리처드 아텐보로등 화려한 영국의 영화인들이 특별 출연한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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