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로표지판 안보여 사고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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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대전시유성구봉명동 리베라호텔에서 구암동 쪽사거리를 지나는 운전자들은 당황하기 일쑤다.

사거리 신호등 바로 옆의 교통표지판이 가로수에 가려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따라서 이곳을 처음 지나는 운전자들은 신호에 따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순간적으로 막막해지고 만다.

봉명동에서 공주쪽으로 바라본 사거리의 교통안내판도 절반 이상이 가로수에 가려져 있어 오른쪽 유성진입을 알리는 글씨를 볼 수 없다.이에 따라 유성쪽으로 우회전해야 할 자동차가 지나친 뒤 후진을 하는 경우까지 이따금 벌어져 교통사고의 위험을 유발하고 있다.

여름철이 되면서 대전시내 곳곳의 교통표지판이나 안내판이 이처럼 가로수에 가려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유성지역도 우거진 가로수가 10개 이상의 도로표지판을 전부 또는 절반 이상 가려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중구선화동 도청 앞에서 대전역쪽으로 설치된 이정표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로 인해 대전을 찾는 외지인은 물론 주민들도 길을 몰라 헤매곤 한다.

강모(23.대전시서구둔산동)씨는 “올들어 유성시가지 대부분의 도로표지판이 안보여 애를 먹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는 대전시가 올들어 가로수 가지치기를 하지 않은 것이 주원인.시는 해마다 1~2월에 가지치기를 대대적으로 해왔으나 올해는 가로수를 보호해'푸른 도심'을 가꾼다는 이유로 이를 중단했다.한전에서 전선보호를 위해 가로수의 가지를 잘라 줄 것을 요청했지만 시는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시책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반대하기도 했다.시관계자는“도로표지판을 가리는 가로수만 골라 가지를 처낼 예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민들은“푸른 도시를 가꾸기 위해 가로수 가지치기를 않는 것은 좋으나 그럴 경우 도로표지판을 가로수에 방해받지 않도록 옮기는 등의 보완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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