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첫 競選 연설합동회 연설 스타일도 七龍七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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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칠룡칠색(七龍七色)'.5일 열린 신한국당의 첫 경선합동연설회에 등단한 일곱 후보는 외모.경력만큼이나 다양한 연설스타일을 보였다(순서는 연설순). 이인제(李仁濟)후보는'논리강조형'.그는 차분하면서도 카랑카랑하고 힘있는 목소리로 자신의 상품가치를 홍보했다.“원로들이 고려장 당할 것”이라는 공격을 의식한 李후보는“미국은 클린턴,영국은 토니 블레어 같은 젊은 지도자를 가졌지만 내각.의회에서는 경륜.경험가들이 더 일을 많이 한다”고 노년세대를 안심시키려 했다.

경기도 터줏대감 이한동(李漢東)후보는'감선(感線)자극형'.그는 대번에“경기도 형제.자매 여러분”이라고 치고 나왔다.“5.16후 36년동안 경기도는 지역정치의 들러리”라며 경기(京畿)감정을 북돋웠는가 하면“당내에 정치도 모르는 낯선 분들이 설친다”며 영입파를 공격했다.

최병렬(崔秉烈)후보는'비판.성토형'.그는 단상에 오르자마자 “지금 줄서기.세몰이를 보면 여의도는 경선이 끝났다”며“위원장표는 몰표고 대의원 여러분표는 한 표란 말인가”라며 탁자를 두드렸다.

'경력강조형'의 김덕룡(金德龍)후보.그는 자신의 민주화투쟁.투옥경력을 강조한 뒤“그 사람의 말이 아니라 살아 온 길을 보고 표를 던져 달라”고 호소했다.金후보는 “개혁이 설사 인기가 없더라도 나 혼자라도 짊어지고 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회창(李會昌)후보는'각오역설형'.그는 자신이 무엇을 하겠다고 천명할 때마다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고 앞으로 쭉 뻗었는데 원래 불그스레한 얼굴이 더욱 벌개졌다.

그는“지역을 가르는 저질정치를 몰아내겠다”“낡고 병든 구정치를 맑고 밝은 새 정치로 바꾸겠다”고 외쳤다.

박찬종(朴燦鍾)고문은'비장호소형'. 그는 목소리에 잔뜩 감정을 담아“누가 되어야 본선에서 승리할 것인가”“깨끗한 경선을 주자들이 솔선수범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막바지에는 이인제후보를 의식해“박정희(朴正熙)대통령을 더 닮은 사람은 이 박찬종”이라며“우선 성이 같다”는 유머를 던졌다.

이수성(李壽成)후보는'강의형'.그는“소리 지르는 것 연습해 봤는데 잘 안됐다”며“박수를 안쳐도 좋다”고 여유있게 나갔다.'강의의 주제'는 그가 애용해 온 대통령의 헌신론.李후보는“대통령은 국민에게 군림하지 않고 말을 바꾸지 않고 용기와 집념의 사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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