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되살아난 上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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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역사적인 홍콩반환이 끝났다.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이 되돌아옴으로써 중국인들은 민족적 긍지를 회복했다.1백50여년전 중국은 홍콩을 무력으로 빼앗겼으나 이제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되찾은 것이다.

홍콩반환은 중국에 영토회복뿐 아니라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안겨줬다.이번 반환과정에서 영국이 중국에 인도한 자산만도 우리 돈으로 77조원에 달한다.그러나 이 돈은 홍콩이 가진 경제적 잠재력을 고려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중국에 있어서 홍콩반환은 경제적으로 화난(華南)경제권의 완전한 부활을 의미한다.중국 공업의 심장부,3억5천만 인구를 가진 거대한 시장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화난경제권은 상하이(上海).광저우(廣州).홍콩의 세 축(軸)을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다.특히 과거 라이벌이었던 상하이와 홍콩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전문가들은 상하이의 우세를 점친다.1920,30년대 상하이와 홍콩의 관계는 거인과 난쟁이 그것이었다.당시 상하이는 국제금융및 상업중심지로서 세계에서 가장 번창한 도시들 가운데 하나였다.그러나 1949년 중국에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상하이는 쇠퇴하기 시작했다.공산정권은 대소(對蘇)협력과 내륙발전에 치중,상하이의 발전을 지체시켰다.

그러나 1960년을 분기점으로 상하이는 중국에서 가장 숙련된 노동력을 가진 도시,중국에서 으뜸가는 과학.기술연구도시로서의 위치를 회복했다.특히 지난 1990년부터 시작된 상하이 동부 푸둥(浦東)지구 개발은 황폐한 빈민가를 일약 중국의 월스트리트로 바꿔나가고 있다.고속도로와 교량이 건설되고 고층빌딩들이 속속 세워지고 있다.오는 2001년 상하이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세계금융센터가 세워진다.

현재도 상하이의 힘은 막강하다.인구 1천3백56만으로 중국 전체인구의 1% 조금 넘는 상하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8%를 생산하며,중국에 투자되는 외국자본의 20%를 점하고 있다.상하이 주식시장은 앞으로 몇년 안에 홍콩을 따라잡고,오는 2010년이면 뉴욕.런던.도쿄(東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제금융의 중심지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용(龍)은 불을 뿜기 시작했다.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같은 경제적 대변화는 우리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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