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신음악 발표의 장 개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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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좋은 음악제가 되려면 좋은 청중이 필요해요.세계 음악계는 지금 흥행 일변도의 상업주의로 흐르고 있습니다.대구에서 신음악 발표의 장이 열린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4일 저녁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자신의 곡'테데움'을 지휘하기 위해 처음 대구를 찾은 세계적인 작곡가 펜데레츠키(64)는 대구현대음악제를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2일 대구 도착 직후 1시간정도 가진 대구시향과의 연습도 펜데레츠키는“좋았다”고 평했다.

“한국전통음악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지금도 자신의 음악세계와 한국음악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95년 선보인 교향곡 제5번 'KOREA'는 그런 노력의 첫번째 산물이다.

곡중에 한국민요'새야새야 파랑새야'가 삽입돼 우리에게 더 정감어린'KOREA'를 그는 어느 곡보다 더 아낀다고 말했다.

예술가이면서 동시에 폴란드의 민주화와 바웬사의 정치적 후원자이기도 했던 그는“북한에 들어가 평화의 음악을 전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공산체제가 사라진다면 북한에 들어갈 용의도 있다”고 답했다.

이번 방문길에 대구시와 폴란드 크라코프시의 자매결연까지 추진중인 펜데레츠키는“두 도시가 긴 역사와 예술적 전통이 강한 공통점이 있다”면서“문화.산업 측면에서 서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폴란드 크라코프 음악원을 나온 펜데레츠키는 26세 되던 해'히로시마의 애가'라는 작품으로 국제음악제에 입상,세계를 놀라게 했으며 대표작에'누가 수난곡'등이 있다.

현재 뮌헨필하모니.베를린필하모니등의 객원지휘자로 활동중이며 지난 88년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그는 대구에 머무는 동안 한국의 작곡가 지망생들을 상대로 현대음악 작곡에 관한 지도도 계획하고 있다. 대구=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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